넷플릭스 스파이더헤드 탑건2 매버릭 감독 배우 맞아?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 주연 불구…빨리보기에도 107분 지루
‘토르’가 나오는 영화라고 넷플릭스가 추천하길래 ‘스파이더헤드’(Spiderhead)를 봤다. 맥주를 마시고 피곤한 불금이라 졸린가 보다 했다. 그게 아니었다. 영화가 재미없다. 크리스 햄스워스가 나온다고 다 재밌는 건 아니다. 동적인 역할이 그에게 맞지, 뭔가 추구하는 과학자 정적인 이미지는 그에게 맞지 않는다. ‘탑건: 매버릭’ 찍은 감독이라고? 요즘 핫하다는 그 영화 못 본 입장에서 조셉 코신스키 감독, 실망부터 먼저 했다.
이 영화 시작은 좋다. 내가(혹은 우리가) 잘 아는 노래가 배경에 깔린다. 수퍼트램프(Supertramp)가 부른 ‘더 로지컬 송(The Logical Song)이 흘러나오는 게 ‘볼만하겠는데’ 여기게끔 만든다. 근데 아쉽게도 거기가 끝이다.
영화, 지루하다. ‘토르’에게 액션을 기대해서 그런 것만 아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인물들간 ‘투쟁’이 혹은 ‘연대’가 긴장감을 주고 안도감을 내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연출도, 각본도, 연기도 3박자가 모두 아쉽다. 지루하다. 리뷰는 써야 해 영화는 다 봐야겠고, 1.5배속으로 본 이유다. 빨리보기 1.5배속도 아깝다. 이런 영화는 10배속도 느리다.
사고를 쳐 주립교도소에 수감돼야 할 사람들을 ‘실험에 응한다’는 전제로 한 연구소에 들여 새로 개발한 신약 테스트에 활용한다. 미필적 고의로 아내와 친구 두 사람을 차 사고로 죽게 만든 사람, 아내(여자 친구?)를 8층에서 던져 죽인 온몸 문신 거구, 9개월 된 자기 딸을 한여름 차에 둬 죽게 만든 엄마 등이 피실험자로 에브네스티 박사(크리스 햄스워스) 실험에 참여한다.
등에 설치한 모비팩이란 데 약을 넣고 사람 몸에 주입해 반응을 살펴보는 것. 달변제, 번뇌제 등이 있고, 주입하면 흥분해 사랑하게 만드는 약도 있다. 근데 이게 사실은 감정 컨트롤하는 게 아니고 그저 복종하게 하는 약 B6(붉은약)를 실험하는 것이었다는 마지막 설정. OBDX. 스티브의 대사. “B-6는 완벽했어야 했어. 복종이 아니라 예외 없는 절대복종이어야 했지.”
영화 시작하고 51분께 반전이 있긴 하다. ‘위원화 승인과 지시를 받아 이 실험을 한다’고 했는데 기실 스티브(애브네스티)가 이 연구소(애브네스티 제약) 주인이고 빙고 게임으로 약명을 짓는다는 사실을 피실험자 제프(마일즈 텔러)가 알게 된 것. 이런 류 영화 그렇지만, 일방적인 억압에 피억압자들 반발한다. 탈출을 시도하는 제프와 리지(저니 스몰렛), 그리고…
탈출은 엉성하고, 결말도 허무하다. 탈출을 막아선 사람이 “식량창고 열쇠 줄게, 6개월은 먹을거야”하며 던져주는 키를 받고 이들을 풀어주는 장면은 실소만 나온다. 게다가 이 덩치 동양인이다. 여전히 동양 캐릭터는 희화화한다는 느낌.
알고나면 놀랍지만, 요즘 가장 핫하다는 영화 ‘탑건: 매버릭’ 감독(조셉 코신스키)이 만들고, 주연은 바로 그 영화에서 톰 크루즈와 맞짱 뜨는 또 다른 주인공 ‘루스터’ 역 마일즈 텔러가 맡았다. 거기에 ‘토르’까지. 근데 영화가 이 모양이다. 잠깐 쉬어가자, 뭐 그런 거? 넷플릭스 만드는 영화, 이러니 요즘 주가 떨어지는 것.
오죽하면 ‘볼 거라고는 크리스 햄스워스 춤뿐’, 이런 지적도. 그래도 다시 지적하지만 사운드트랙은 좋다
명대사 하나 있긴 하다.
(제프)“다 잊게 해주는 약은 없어요?”
(마크) “있죠, ‘나이’요.”
소설 원작이란다. 조지 손더스의 ‘거미머리 탈출기’. 이 작가 대단하다는데 영화 보고 좀 실망했겠다.
2022년 6월 17일 넷플릭스 공개. 상영시간 107분.
*덧말 1: 이 글 다 쓰고 알았다. 각본 렛 리즈, 폴 워닉. 무려 ‘데드폴’과 ‘좀비랜드’ 시리즈 쓴 그 사람들이다. 내가 영화를 제대로 안 봤나…
*덧말 2: 근데 왜 ‘거미머리’(Spiderhead)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