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트롤의 습격 로튼 평점 못마땅
거대 괴물, 내용 빈약... 툼 레이더 감독 만든 노르웨이 영화
‘요즘 넷플릭스 연타석 홈런입니다. ‘웬즈데이’ 이어 ‘트롤’(트롤의 습격)까지 꽤 볼만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툼 레이더를 연출한 감독(오아르 우태우 Roar Uthaug)이 만들었다는 103분 영화…’
영화 중반까지 보고 이렇게 썼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본 지금 한마디로 ‘용두사미’, 많이 아쉬운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전반부 기-승, 뭔가 있을 것처럼 크게 부풀려놓고 후반부 전-결, 그야말로 엉망이었습니다. 거대한 적이래봤자 ‘덩치 큰 설인’ 수준입니다. 미사일을 맞고도 상처가 회복되는 것 말고 입에서 불 뿜는 것도 아니고 날개가 있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존재도 아닙니다.
그런 적을 맞닥뜨려 노르웨이 총리를 비롯해 국방부 장관, 내무부장관 등등 각료들 온통 ‘바보들처럼’ 허둥댑니다. 고대생물 전문가인 주인공 노라 티데만 박사(이네 마리에 빌만)를 불러놓고 면박이나 줍니다. 트롤이 나타날 때까지 기대감은 트롤의 등장 이후 이를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와 이를 풀어나가는 각본, 연출 모두에서 큰 실망감으로 귀결된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어릴 때부터 고생물에 대해 아빠로부터 배우고 들은 티데만 박사가 정부의 부름을 받습니다. 길을 뚫기 위해 산맥을 폭파시키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트롤에 대한 전문가 조언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발자국을 보고도, 어렴풋하지만 거대한 ‘덩치’를 보고도 괴생명체 존재를 부정하는 정부 각료들. 막상 정체가 드러났을 때 정부의 대응은 군인 몇 명 보내고 미사일 몇 발 쏘는 것에 그칩니다.
트롤 퇴치를 위해 두 번째 내놓은 대응이 ‘동화’를 인용해 트롤이 싫어한다는 종을 헬리콥터에 매달아 트롤의 신경을 교란시키는 것. 그렇게 해서 트롤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그렇게 쉽게 트롤이 낚아채 파괴될 헬리콥터 공격은 왜 한 건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래 놓고 총리, TV로 생중계된 전국민 담화에서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라고 비장하게 말합니다. 뭘 했다는 겁니까. 10여 명 군인 보내 트롤 없애려 한 거, 헬리콥터에 종 실어 괴롭히다 패퇴한 거 그게 ‘모든 시도’였다니. 그리고 말합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즉시 오슬로(수도)를 떠나라”. 이 대목에선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후엔 오슬로로 향하는 트롤과 이를 핵으로 막으려는 정부, 핵 미사일 아닌 ‘직사광선’으로 트롤을 제지하겠다는 티데만 진영의 대립 형태로 전개됩니다.
총리가 전결한 핵무기 사용을 한 요원(프로그래머)이 해킹해 못쓰게 만듭니다. 이게 발각됐는데,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핵 발사 종용하는 장관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도 상사(장군)로부터 므흣한 미소를 받습니다. 게다가 민간인이 작전 방해하고 주인공과 동행한 군인은 명령 불복종… 이게 뭔 당나라 군대(나라)인 건지. 그래도 끝 좋으니 다 좋다? 이런 건가요? 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노르웨이의 기독교화’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노르웨이를 기독교화하는 과정에서 트롤을 멸족하고, 그들 왕궁 위에 현재 노르웨이 왕궁을 지었다는 설정입니다. 홀로 남은 트롤 왕의 후손 하나를 해당 산맥에 가뒀는데 그게 폭발로 빠져나와 오슬로에 있는 제 집(왕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
주인공 티데만 박사의 바람과 무관하게 트롤은 ‘자연발생적으로’으로 돌이 됩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안도.
놀랍게도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이었던 동굴에서 돌무덤 흔들리며 다시 트롤의 으르렁대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또 있다’는 거, 2탄을 내놓겠다는 것입니다. 글쎄요, 후속 편에서는 영화 좀 더 개연성 있게 흡입력 있게 잘 만들 수 있을까요?
근데, 의아한 점. 로튼 토마토 평점이 무려 100%입니다. 그 짜다는 평점 사이트의 배반. IMDb는 6.1/10입니다. 상영시간 103분.
<13:501204.해.2022.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