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청불 코미디 영화 미 타임 공감 없는 유머 입담
케빈 하트, 마크 월버그 이름값 무색… 하이디 클룸 전 남편 눈길
넷플릭스가 코미디 영화를 지난 8월 26일 내놓았다. 10개 중 하나라도 건지면 다행, 인 게 요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인데, 이 영화 ‘미 타임’ 또한 안타깝지만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게 나오자마자 넷플릭스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이 정도면, 미국인들 유머 그레이드 어떤 지 알 만. 난 이미 익히 알았다.
저렴한 유머와 과장된 몸짓, 게다가 구성은 또 난삽하다. 102분, 어디에서 웃어야 하고 어떤 감동을 받아야 하는지. 배역은 화려하다. 케빈 하트가 온몸을 던져 그 입담으로 영화를 이끌어가고, 우리 마크 월버그 형님도 10대나 40대나 ‘철없는’ 파티광으로 나온다. 비중 있는 배우에 기대는 게 있었는데, 그만, 보기 좋게 미끄러진 느낌.
보면 아는 또 다른 출연진도 있다. ‘베버리힐스의 도살자’로 불리는 사채업자 스탠리 버먼 역할을 맡은 지미 O. 양(Jimmy O. Yang)도 그 중 하나. 2021년 작 ‘러브하드’란 작품에도 주연으로 출연한 중국계 배우. 스탠딩 코미디 하면서 “사람들이 날 자꾸 한국인이라고 하는데, 전 중국사람이거든요” 이러는 그의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자주 회자되곤 하는 바로 그 사람.
솔직히 난 잘 몰랐는데, ‘실’(Seal)이라는 가수가 깜짝 유명 초대인으로 영화 후반부 등장한다. 누구길래 저렇게 환대하나 찾아봤다.(실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죄송.) 그리고 깜짝 놀랐다. 영국의 유명 가수란다. 히트곡도 많고, 특히 ‘키스 프롬 어 로즈’(Kiss From a Rose)란 노래로 3개 부문 그래미상을 수상했다.(노래 들어보자)
더 놀란 건, 그가 ‘하이디 클룸의 전 남편’이란 사실. 결혼 비화가 있는데, 그건 여기서 논외. 여하튼 ‘매우’ 유명한 사람이다. 지난 2012년 클룸과 7년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영화는 단순하다. 제목 ‘미 타임’(me time)은 ‘혼자만의 시간’을 뜻하는 비교적 신조어다. How often should you have me time?, How do you get your me time? 이렇게 쓰인다. 어릴 적 단짝 친구 헉(마크 월버그)의 44세 생일 초대. 기상천외한 파티로 자기 생일을 자축하는 헉과 달리 주인공 소니(케빈 하트)는 결혼해 아이 둘 키우고 건축가로 잘 나가는 아낼 마야(레지나 홀)를 내조하는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나름 음악가를 꿈꿨지만, 지금은 포기한 상태.
그런데, 아내가 ‘아이들과의 시간을 갖겠다’며 친정으로 가버린 기간, 자의 반 타의 반 ‘미 타임’을 갖게 됐다. 뭘 하지? 할 게 없자, 그래 가자 하며 친구 헉의 생일 파티로 짐을 싼다. 사막에서 무리들 야영하는 생일 파티. 빚으로 잔치하는 헉에게 사채업자가 나타나고, 엉망이 된 생일파티를 자기 집에서 하자며 사람들 아내와 아이 없는 자기 집으로 초대하는 소니. 몇 만 불 헉의 빚 갚아주고, 아내는 아이들 데리고 아예 집을 나가버리고. 잘 나가는 아내 옆에 있는 돈 많은 사업가가 소니는 신경 쓰이고. 좌충우돌 엉망진창 소니의 미 타임은 그러나 결론적으로 해피엔딩. 가족 간 화목으로 서둘러 끝낸다.
이 영화 ‘미 타임’ 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인데, 고작 이런 수준인데 왜 청불 등급을 매겼는지는 모르겠다. 전형적인 ‘미국식’ 코미디라서 우리 정서와는 맞지도 않는다. 이런 류 영화, 현지 인기는 좋은데, 어디에서 웃어야 하는 건지 웃음 포인트 못 찾는 우리는 늘 그저 그렇다.
우스갯소리지만,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드는 대사는 이거다. “생굴이 도착했습니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테킬라와 먹는 생굴 맛은 어떨까. 문득 그런 생각.
이 영화 9월 3일 현재 여전히 미국 넷플릭스 인기 영화 상위 리스트에 걸려 있다. 그만큼 미국 애들은 좋아한다는 거. 뭐, 취향이야 개인적인 거니까. 민족성도 살짝 가미되고. 여하튼 난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