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추천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 호평, 시즌4도?
‘빅터’ 엘리엇 페이지, ‘슬론’ 제네시스 로드리게스 주목… 욱일기는 왜?
지난 6월 22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3 시작은 ‘한국’이다. 1989년 10월 1일 서울의 지하철 안, 교복 입은 고등학생 남녀 두 명이 입도 맞추고 연애질을 한다. 지하철 안 한글도, 사람들 한국말은 일단 반갑다. 그러다 갑자기 여학생 배가 부르고 아이를 낳는다. 이어 ‘1989년 10월 첫째 날 12시 전 세계에서 16명의 여성이 출산했다. 특이한 점은 이들 모두 출산 당일까지 임신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설과 함께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이 정주행을 시작한다. 남산타워 야경은 뽀너스.
이어지는 제1화 도입부는 우리 잘 아는 케니 로긴스의 그 노래 ‘풋루스’(Footloose)로 시작한다. 1984년 동명 영화 주제곡. 엄브렐러팀이 (시즌 1, 2에서) 세계 종말을 구하고 ‘집’(아카데미)으로 돌아와 보니 역시 같은 수(7명)의 ‘이복남매들’이 스패로 아카데미란 이름으로 ‘집’을 차지하고 있다. 엄브렐러 넘버 1과 스패로스 넘버1 싸움 벌어질 찰나 나오는 음악, 그리고 등장인물들 한바탕 춤판. 이때 나오는 흥 돋구는 노래가 바로 풋루스.
시즌3은 다시 닥친 종말 위기에서 지구를, 지인을 지키려는 엄브렐러팀 구성원들의 얘기가 스패로팀 대결 구도 속에서 펼쳐진다. 대립이 결국 연대를 낳을 테지만, 일단 제6화까지 빈지-워칭한 결과 양측 대립 속 빅터(엘리엇 페이지. 시즌 1,2의 반야)의 ‘파워 업’이 눈길을 끈다.
시즌 3에서는 이른바 ‘로미오와 줄리엣’ 설정도 새로 들였다. 엄브렐러팀 넘버 1 루서와 스패로팀 넘버 5 슬론(제네시스 로드리게스) 두 사람의 연애. 결혼도 하고, 심지어 두 사람 사랑 어느 순간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극 중 ‘시간선이 다르다’는 얘기도 자주 나온다. 마블이 유행시킨 ‘멀티버스’의 엄브렐러 아카데미 버전이랄까. 스패로팀 ‘살아있는’ 벤(넘버 3)이 엄브렐러팀 ‘죽은’ 벤(넘버 6)과 같지만 다른 인물인 설정이 그것. ‘아빠’가 한 사람이지만 스패로팀과 엄브렐러팀 ‘아빠’가 다른 것도 같은 맥락. 시간여행이 필수 요소인 드라마인 만큼 MCU처럼 ‘다중 시간대’라는 개념을 도입할 절대 필요에 의한 것.
주인공이 2배가 된 만큼 얘깃거리도 그만큼 풍성해졌다. 스패로스팀 넘버 3 벤을 ‘오징어 꼬마’라 부르는 것도 재밌다. *파이브의 종횡무진 역할은 시즌 3에서도 여전하다. 그의 시간여행 능력 또한 무착 매력적인 재능. “소문을 들었는데 넌 OOO 한다더라” 시람 맘 내 맘대로 조종하는 앨리슨의 이 재주는 탐나더라.
눈길 끄는 두 배우, 엘리엇 페이지·제네시스 로드리게스
무엇보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3에서 주목할 사람은 빅터 역 맡은 엘리엇 페이지다. 시즌 1, 2에서 이름은 바냐였지만, 시즌 3에서는 ‘빅터’가 됐다. 잘 알려진 대로 여자에서 남자로 성전환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2014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했고, 2020년 12월 성전환 사실을 알렸다. 최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가슴 수술 자국이 선명한 상의 탈의한 모습을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3월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았다.
이번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3 제2화와 제3화에서 자신이 그렇게 바뀔 수밖에 없는 자신의 정체성 변화를 동료들에게 소개하는 형식으로 자연스레 현실을 극 중에 녹여낸다. 처음엔 당황하지만, 모두 이를 받아들이고 격려하는 ‘가족’ 모습에서 현실에 기대하는 바도 살짝 담았다. 짧게 친 단발도 잘 어울린다.
특히 시선을 모은 인물은 제네시스 로드리게스(Genesis Rodriguez). 극 중에서 ‘공중 부양하는 바비인형’ 뭐 이런 표현이 나올 정도, 시즌 3 미모를 책임졌다. 스패어팀 넘버 5로 나오며, 제3화부터 엄브렐러팀 넘버 1과 로맨스를 쌓으며 극을 이끌어간다. 시즌 3 끝까지 활약도 대단하다. 결혼식 흰 드레스는 눈 부시다.
그는 미국계 배우이자 모델. 1987년생 마이애미 출신이다. 센티그레이드(2022), 아이스박스(2018), 델리리움(2018), 런 올 나이트(2015), 빅 히어로(2015. 목소리), 맨 온 렛지(2013) 등에서 주연, 라스트 스탠드(2013), 임신한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2012) 등에서 조연을 맡았다는 데 솔직히 ‘맨 온 렛지’ 빼놓곤 본 기억이 없다. 맨 온 렛지도 남자 주인공(샘 워싱턴. ㅇㅋ 아바타 그 남자 주인공) 외 제네시스 로드리게스 이 배우 기억이 없다.
필모그래피 이만큼 쌓아 엄브렐러 아카데미까지 왔으니 이제 더 많은 인기 영화 출연 티켓도 잡은 셈. 구글 검색 상위에 뜨는 걸 보면, 이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제법 뜨거워 보인다.
빅터에 맞먹는 초능력으로 스패로팀 초인 2명을 한 칼에 죽여버린 할런(Callum Keith Rennie)도 관심 인물. 1963년 과거로 갔을 때 빅터(당시 바냐)가 사랑에 빠진 ‘씨씨’라는 여성의 아들. 바냐가 그의 생명을 구해줬고, 그가 노인의 모습으로 다시 빅터 앞에 등장한 것. 극 중반 제법 비중 있게 나온다. 무표정한 나약한 노인네 모습인데, 누구도 강한 능력을 선보인 인물.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4 나오나
사람들 벌써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4 나오는지 여부를 궁금해한다. 시즌 3 끝이 다소 모호하다. "영감이 우주를 재설정하는 데 성공했다"지만, 드라마 마지막은 '끝'이라고 하기엔 뭔가 개운치 않다. 마치 시즌 4를 남겨놓은 듯한 노골적인 설정이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6월 26일 현재 “시나리오는 넷플릭스 측에 제출했지만, 아직 넷플릭스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 드라마 제작자인 스티브 블랙맨(Steve Blackman)은 지난 24일 자 ‘더랩’(TheWrap)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넷플릭스에서 공식적으로 4번째 시즌을 주문하지 않았다”면서도 “시즌 4가 나온다면 필연적으로 최종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미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4 계획을 넷플릭스에 제출했다면서 “시즌 4까지 간다면 드라마 진행을 위한 멋진 엔딩이 되고, 관객들에게 아주 만족을 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시즌 4 안 나오면 그게 더 이상한 끝.
*덧말 1. 쿠겔블리츠, 오블리비언, 마리골드 이런 말 많이 나온다. 어떤 용어는 너무 현학적. 봐야, 그 뜻을 안다.
*덧말 2. ‘엄마’ 그레이스(Jordan Claire Robbins)는 여전히 우아하고 아름답다. 근데 1990년생, ‘슬론’보다 어리다.
*덧말 3. 시즌 3 제5화 ‘호텔 오블리비언’은 일본풍이다. 일본 화풍 그림, 스시는 물론 욱일기까지 등장한다. 왜 잘 나가다가?
*덧말 4. 풋루스 주제가는 여기. https://youtu.be/ltrMfT4Qz5Y
*덧말 5.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 3 끝도 '한국'이다. '여의도역'의 벤, 쿠키처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