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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20세기 소녀 첫사랑 김유정 풍운호 결말

리뷰영 2022. 11. 13. 04:14

17세 소녀들·소년 엇갈린 사랑⋯‘어른 나보라’ 한효주 감성 연기


유치하면 어때, 김유정을 봤으면 됐지. 넷플릭스가 지난달 공개한 ‘20세기 소녀’를 보고 난 느낌입니다. ‘첫사랑’ 그 달콤 쌉쌀한 소재를 21세기에 20세기 작법으로 그려냈습니다. 팬심 가득 김유정만 아니면 끝까지 봤으리라고는 장담 못하지만, 여하튼 엇갈린 사랑에 대한 향수(또는 추억), 그 페이소소를 마지막 장면에 담아내려 연출자는 애썼네요.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1990년작 ‘시네마천국’(Cinema Paradiso) 감흥을 기대한 것 같은데, 뭐 그냥 아류 수준에 그친 건 아쉬움이네요.

넷플릭스 첫사랑 영화 ‘20세기 소녀’는 20세기 작법으로 만든 21세기 영화이다. 첫사랑이 원래 그렇다.


이 영화 ‘20세기 소녀’는 이렇듯 어디서 많이 본듯한 소재를 마구 끌어다 썼습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남자가 죽는 ‘연애의 종말’은 첫사랑을 더 아련하게 만드는 아주 익숙한 장치입니다. 남자 때문에 절친 사이 우정이 흔들리고, ‘진실’을 알고 나 화해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남자 주인공들은 다 왕자님 같고 여 주인공들은 그의 사랑을 득템하려는 영원한 ‘소녀’들입니다. 20년이 지나 연락 온 첫사랑, 설레는 마음으로 그를 방문합니다. 뭐래든 어떻게 만들었든 이 영화는 그 감성에 기대고, 그래서 이 영화는 그나마 의미를 갖습니다. 김유정은 여전히 ‘여자’ 아닌 ‘여자아이’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도 스스로 이미지 변신이 필요할 때 아닌가 싶습니다. 20년 전 첫사랑 홍역 앓는 17세 ‘나보라’가 아니라 20년 뒤 성인 ‘나보라’가 한효주 아닌 김유정이었어야 했습니다. 1999년생, ‘아직은’이라고 말할 나이인가요? 어서 ‘어른’이 된 김유정 연기를 보고 싶습니다.

‘어른’ 김유정을 기대합니다.


한효주는 잠깐 등장하지만 오랜만 봐 반가운 출연이었습니다. 올해 초 해적: 도깨비 깃발’ 이후 처음입니다. ‘뷰티 인사이드’(2015), 반창꼬(2012), ‘오직 그대만’(2011), 이런 류 영화에서 그가 돋보였습니다. 최애 배우는 아니었지만 잠깐, 추억은 돋네요.

‘어른 나보라‘로 특별 출연한 한효주. 17세 김유정의 20년 뒤 모습.


심장병 고치러 친구 연두(노윤서)가 외국 간 사이 그가 좋아하는 남자 백현진(박정우) 정보를 캐 충실히 전달하던 보라(김유정)가 현진의 단짝 친구 풍운호(변우석)를 좋아하게 됐는데 연두가 짝사랑한 남자가 바로 보라가 좋아한 운호. ‘그럴 수 있냐’며 보라 힐난하던 연두가 진실을 알고 보라와 운호 두 사람을 인정한다. 운호는 뉴질랜드로 떠나고 이별 기차역에서 ‘좋아한다’ 둘의 고백, 그리고 운호 연락 없이 20년 지나 초대장 하나. 찾아간 전시장에서 모습 드러낸 한 남자…

곁에 두고 사랑인 줄 모른다. 사랑을 알아챘을 때 그는 없다. 풋풋한 김유정 풍운호

남자에게는 저마다 ‘첫사랑’이 하나씩 있습니다. 담장 너머 개구리 그려진 흰 티와 쫄청바지 입은 고3 같은 중1, 그도 당시 중3인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습니다. ‘맺지 못해 첫사랑’이란 말도 있습니다. 달콤하지만 쌉쌀한 것, 첫사랑이 그런 속성을 지닌 이유입니다. 그래도 ‘첫사랑’ 다룬 영화, 조금 더 21세기스러운 그런 양질의 영화를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20세기 소녀’라니 이번은 그냥 어찌어찌 끝까지 봤습니다.

감독 방우리. 2022년 10월 21일 넷플릭스 공개. 촬영지는 청주. 평점이 그야말로 행복한 테러 수준. 로튼 토마토 100%. IMDb도 7.3/10, 구글 이용자도 97%가 ‘좋아요’. 또래 아이들 감성 통했다는 것일까요?

20세기 소녀는 20세기 소년의 다른 이름이다. 아름다운 그 시절의 청춘 멜로물.

<12:091112.흙.2022.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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