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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스 레거시] 마블 안부러운 넷플릭스 히어로물

by 리뷰영 2021. 5. 24.

미국 지키는 초능력자들 세대 갈등 부각 8부작
연출 속도감·짜임새 있는 구성·배우 호연 ‘볼만’

 

오랜만 넷플릭스가 ‘걸출한’ TV 시리즈를 내놓았다. 요즘 마구 찍어낸 듯 ‘그만그만한’ 작품들로 연거푸 실망을 안기던 터, 넷플릭스가 오랜만 회심의 반전카드를 꺼내 들었다고나 할까.

 

넷플릭스 영화나 드라마, 요즘 참혹한 게 한두 가지 아니다. 최근 본 영화 ‘허드 앤 씬’(Things Heard and Seen. 2021. 샤리 스프링어 버먼·로버트 펄치니 공동 감독)이 대표적인 망작. 공포·미스터리를 표방한 이 영화, 119분 내내 어쭙잖은 구성으로 질질 끌더니 막판 썩소만 남기는 결말로 휙 엔딩 크레딧 올려버린다. 하도 기막혀 다른 사람들 평을 찾아봤더니, 다 나와 같은 생각. 더 쓰면, 볼까 봐 이 영화 얘긴 여기서 그만. 보지 마시라, 혹여 ‘뭣땜?’ 이러고 볼 분 계실까봐. 다른 거 보시라, 요즘 넷플릭스 다큐도 좋은 거 많다. 시간 아깝다.

 

하나 더? ‘슈퍼 미’(Super Me. 2021. 장충 감독)란 이 영화. 가장 최근 선보인 영화인데 중국판 액션&어드벤처&판타지. 한 30분 보다 빨리 돌리기로 끝내버렸다. 기대가 컸는데, 초능력 이용해 금붙이 훔쳐다 흥청망청 써대는 주인공 얘기. 갈수록 허둥대는 스토리. 재미도 하나도 없고, 감동도 없고. 주인공, 에릭(맞다, 신화의 그) 닮았다는 것만 남더라. 역시, 건너뛰자.(장충 감독, 찾아보니 ‘쾌찬차’와 ‘용소야’ 등에서 조연 출연했다고. 이후 각본 쓰다 영화는 이게 처음인 듯. 왜?)

 

그러다 이 시리즈물 ‘주피터스 레거시’(Jupiter’s Legacy)를 봤다. 나온다, 얘기는 알고 있었는데 틱톡을 보다 넷플릭스 올린 걸 알고 바로 찾아봤다. 슈퍼 히어로물이다. Sci-Fi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쟝르, ‘슈퍼’땡땡 이런 류 영화들 안 본 건 꼭 다 찾아볼 정도. 공포물 ‘절대’ 못 보는 만큼, 그 정반대 쪽 대척점에 이런 기호가 있다고 보면 된다.

 

*넷플리스 프로그램소개 https://www.netflix.com/title/80244953

*’주피터스 레거시’ 예고편 https://youtu.be/TY3IAqm-gpE

 

이 시리즈 간단 소개. 마크 밀러가 원작을 쓰고, 프랭크 콰이틀리가 그림을 그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기획·제작 스티븐 S. 디나이트.(위키백과 소개)

 

만화는 이렇다. 실사가 원작이랑 판박이.

 

슈퍼 히어로 가족 얘기다. 이민자들처럼, 이 가족도 1세대와 2세대 간 갈등이 폭발 직전 위험한 수준이다. ‘유토피안’이라 불리는 초능력자들 대빵이 각자 한두가지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더 유니온 오브 저스티스’를 이끌며 미국의 ‘악’과 싸운다. 이 ‘대빵’ 셸턴 역을 조시 더멜이 맡았다. 트랜스포머에서 군대를 이끌며 로봇과 주인공을 든든히 보위하던 바로 그 핸썸한 배우. 한 세대를 이끌고 이제 은퇴 직전의 1세대를 연기하지만, 매력은 풀풀 여전하다.

 

 

제일 어려운 게 자식 농사. 차기 유토피안 리더로 꼽히는 아들(브랜던. 배우: 앤드루 호턴)은 아버지 기대에 흡족한 아들이 되려고 고군분투하고, 그런 아버지와 오빠가 싫은 딸(클로이. 배우: 엘레나 캠푸리스)은 초능력 접고 모델일 하고. ‘살인하지 않는다’를 대원칙으로 해 직접 사람세상의 정치나 경제, 사회에 뛰어들어 이를 ‘선도’하지 않는다는 게 이들 조직의 규율이다. 그러나 셸던의 형 ‘월터’는 시대가 바뀐 만큼, 직접 인간사에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셸던의 절친이었던 ‘조지’는 뛰쳐나가 빌런(‘스카이폭스)이 되고, 그 아들 허치(배우: 이안 퀸란)는 셸던 딸 클로이와 연애하고. 악당들은 더 흉포해져 더 유니온 멤버들은 살기 위해 ‘우리도 죽이자’며 원년멤버 ‘원칙’에 반항하고, 특수 감옥 슈퍼맥스에 갇힌 악당 블랙스타는 자꾸 뭔가 큰일 낼 듯하고…

 

악당 ‘블랙스타’. 활약이 자못 궁금.

 

굳이 따지자면 이 드라마, 다크한 히어로물의 유사종이다. 이른바 ‘안티(ish) 히어로’. 우리가 알던 슈퍼맨은 범접하지 못할 초능력으로 시원하게 악당을 때려 부순다. 자기 갈등은 거의 없고, 가족·지인들과 잘 지내는 착한 영웅들. 이런 이들이 고민하고 인간을 배반하면? 이런 접근이 요즘 꽤 많다. 아마존 프라임이 내놓은 ‘더 보이스’(The Boys),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만든 제임스 건이 제작한 ‘더 보이’(The Boy. 2019. 감독: 데이비드 야로베스키), CW에서 방영 중인 ‘수퍼맨과 루이스’(Superman & Lois) 등이 그것.(아래 ‘리뷰인리뷰’ 참조)

 

회상과 현실이 적절히 배합된 살진 연출, 제 배역 따른 심리 묘사가 탁월한 배우들 나름 만족스러운 연기(특히 4화 클로이의 심리 연기), 꽉 찬 카메라 워크, 현란하지 않은 색감, 다소 어색한 동작(CG)을 상쇄하는 사운드 빵빵한 결투 신(많진 않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이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하는 힘이다.

 

다만, ‘설명’을 위한 말이 좀 많다. 배역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과도한 설정도 간혹 보이고, 히어로물에 당연히 기대하는 액션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빌런이 생각보다 약하다. 이런 점은 아쉬움.

 

허치가 가진, 어디로든 말만 하면 이동시켜주는 신물이 유토피안에겐 안 먹힌다는 사실(5화)은 또다른 재미. 토르의 망치가 캡틴 아메리카에겐 사용을 하락한다는 설정만큼. 곳곳에 심어놓은 이런 ‘반전’도 볼거리.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고, 이와 연관된 대사가 많다는 것도 반가움.

 

이런 대사.

“평생 셸던을 알고 지냈는데 쟤가 한 가장 미친 짓은 하버드 대신 노스웨스턴을 간 거죠. 컵스 경기를 더 보겠다고요.”(조지. 제6화 중)

셸던 일가가 초능력자 되기 전, 1920년대 셸던 아버지가 운영하며 당시 미국 경제를 일떠세우던 ‘톰슨 철강’ 본거지도 시카고. 물론 대공황으로 쫄딱 망하지만.

 

그 이유가 있더라. 제작 책임자로 오프닝에 소개되는 김상규라는 이름.(Executive Priducer SANG KYU KIM). 그가 시카고 태생이란다.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이름을 쓴다고. 워킹데드, 지정생존자에도 참여한 인물.(출처 여기. https://blog.naver.com/dance8090/222344412142)

 

제6화, 이 사람들 이제 대서양 한복판의 ‘섬’으로 간다. 어떻게 초능력자가 돼 미국을 구하게 되는 지 그 동력을 확보하러 가는 중요한 씬. 일단 오늘(9일) 시청은 여기까지.

(윌터)“정말 바다 한가운데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
(조지)”나도 몰라. 다만 그게 셸던에게 중요하단 건 알지. 그것에 가야 셸던이 치유될 수 있어. 어쩌면 형도.”

시즌1 전체 8화로 나왔다. 시즌2 개봉 여부는 아직 미정.

 

(추가_05162021) 이 드라마 시즌2를 위한 반전을 마지막 회에 숨겨놓았다. 가장 큰 적은 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어쩌면 그것이 파멸의 전조일지도. 모두가 선한 사마리아인은 아니다.

 

이런 류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왜 초능력자들은 집을 다 부수며 섹스를 할까.

 

 

[리뷰인리뷰] 슈퍼맨이 악당이라면? 궁금해?
-안티히어로물 추천 ‘이건 꼭 보세요’

우리가 알던 슈퍼맨은 범접하지 못할 초능력으로 시원하게 악당을 때려부순다. 자기 갈등은 거의 없고, 가족·지인들과 잘 지내는 착한 영웅들. 이런 이들이 고민하고 인간을 배반하면? 이런 접근이 요즘 꽤 많다.

대표적인 게 아마존 프라임이 내놓은 ‘더 보이즈’(The Boys). 이 시리즈도 강추. 나쁜 슈퍼맨이 인간과 공존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보여주는 암울한 묵시록. 시즌2까지 나왔다. 개인적으로 시즌2 넘칠 정도로 잔혹한 장면 많다. 2021년 시즌3 개봉 예정이라니,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

<‘더 보이즈’ 시즌3 예고편> https://youtu.be/yqdlgiEL2XA

 

‘더 보이’(BrightBurn. 2019. 감독: 데이비드 야로베스키)도 그 중 하나. 얘야말로 ‘나쁜 슈퍼맨’이다. 우리가 아는 슈퍼맨과 똑같이 지구에 와 자라는데, ‘나쁜’ 슈퍼맨이 된다면? 이런 상상력의 산물이다. 이건 뭐, 그냥 속수무책이다. 어린 슈퍼맨 역 꼬마(잭슨 A.던) 연기 하나는 섬찟. 이것도 좀 잔인한 장면이 적지 않다. 한 번쯤 볼만.

방송사 CW에서 방영 중인 ‘수퍼맨과 루이스’(Superman & Lois)도 결은 다르지만, ‘초인’ 아닌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기획물. 지구를 구하는 아빠 슈퍼맨이 자식들 때문에 여느 부모 다르지 않은 고민 해결에 전전긍긍한다는 얘기. TV 시리즈 ‘슈퍼걸’에 슈퍼맨으로 나온 테일러 후츨린(Tyler Hoechlin)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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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0509.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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