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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라블록 열연 넷플릭스 언포기버블 경찰 가족엔 재앙

by 리뷰영 2021. 12. 15.

산드라블록 열연 넷플릭스 언포기버블 경찰 가족엔 재앙

가석방 ‘경찰 살해범’ 동생 찾는 얘기…화해 불구, 피해자 가족 갑툭튀 장면 ‘눈살’


넷플릭스에 올라온 산드라 블록 주연 ‘언포기버블’(The Unforgivable)을 봤다. 산드라 블록, 1994년 내놓은 ‘스피드’로 대박 났고 최근에는 2013년 ‘그래비티’로, 2018년 ‘버드 박스’로 배우 인생 후반부 들어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개인적으로 2010년 작 ‘블라인드 사이드’도 감동적으로 봤다. 전지현 나온 ‘시월애’를 리메이킹한 2006년작 ‘레이크 하우스’는 안봤다.)

넷플릭스가 12월 내놓은 산드라 블록 주연 ‘언포기버블’. 영화 애꿎은 희생양은 경찰(가족)이다.

이 영화에서도 산드라 블록 농익은 연기를 보여준다. 더 이상 얼굴에 손대는 일 없이 제 나이에 걸맞는 나름의 연기에 몰두하는 모습, 결과만큼 좋다. 이 영화도 넷플릭스 내놓자자마 많은 사람들 호평을 받고 있다. 동생을 위한 희생. 모두가 한 사람을 경멸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의 ‘진정’을 읽어내고 마음 나누는 사람들.

줄거리는 간단하다. 경찰(보안관)을 죽인 혐의로 20년 감옥살이 한 루스 슬레이터(산드라 블록)가 가석방된다. ‘경찰 살해범’, 미국에 살면 이게 얼마나 중죄인지 잘 안다. 미국이란 나라 ‘제복’에 대한 존경과 헌사는 상상 그 이상이다. 퇴역군인과 경찰, 소방관 이들은 특히 미국 사회가 떠받드는 존재들이다. 한국처럼 경찰한테 까불었다가는 그냥 총 맞는다. 설마, 했는데 살아보니 정말 ‘그렇다’.

그런 ‘경찰 살해범’이 사회로 나왔다. 감옥 갔다온 전과자들을 냉대하는 건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 그런데 경찰을 죽였다니 루스는 환영 받는 곳 하나 없다. 그 사실을 숨기려 하지만, 알려질 때마다 온갖 냉대와 위협, 폭력에 맞닥뜨린다.

누군가를 사랑해 그를 대신하는 건 쉽지 않은 용기다. 루스는 그렇게 했고 20년 인생을 희생했다.

루스는 과오에 대한 회개 대신 헤어진 동생 케이트(아이슬링 프란쵸시)를 찾겠다는 일념 뿐이다. 그의 유일한 혈육인 케이트는 사건 이후 다른 가정에 입양돼 ‘잘’ 살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을 회피하려는 양부모의 노력은 루스에 공감한 ‘무료 변론’ 변호사와 케이트의 (입양된 집) 동생(엠마 넬슨)때문에 물거품이 된다.

무엇보다 아버지는 죽고, 그래서 엄마는 알콜 중독으로 식물인간이 된 죽은 보안관의 두 아들이 루스를 노린다. 조마조마하게 전개되던 영화는 ‘예상대로’ 파국을 맞을 뻔 하지만, 결국 이를 모면한 채 막을 내린다. 마침내 만난 언니와 동생의 포옹, 그리고 영화는 그대로 끝난다. ‘뭐지?’ 하는 소리도 나올 만.

이 영화, 반전도 있다. 동생을 위한 언니의 희생과 헌신은 그 때문이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언니는 동생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다. 그래서 그만큼 동생을 더 찾고 싶어했는지도.(반전은 뜻밖이다. 그를 발설하는 루스의 상황이 다소 뜨악하긴 하지만. 영화, 보면 안다.)

개인적으로 ‘언포기버블’, 이 영화 뭐 이렇게 만들었지? 하는 건 다른 부분 때문이다. 루스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알콜 중독이 된 엄마랑 20년을 보낸 형제. 형은 루스에 대한 복수만 계획하고, 동생은 처음에 그런 형을 말린다. “나에겐 가족이 있어.” 아내와 갓난아기 딸을 둔 동생의 말이다. 그런데…

동생이 루스를 만나고 ‘복수’의 맘을 갖기 시작한다. 그 상황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별안간 형이 동생 아내를? 그야말로 갑툭튀. 영화 전개에 꼭 필요한 씬도 아닌 이 ‘돌발 사건’은 이 영화가 말하려는 것에 혼란만 더한다. 주제를 망치는 소재라니. 이 광경을 목격하고 동생은 그야말로 질주한다. 케이트(이라 믿은 그 동생)를 납치하고 루스를 불러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까지 치닫는다.

모든 기억을 잃었지만 ‘뭔가’ 기억 나 늘 혼란스러운 케이트(오른쪽). 입양된 가정의 동생은 그에게 큰 힘이다.

경찰이 죄 없이 근무 중 죽었다. 그 집안은 풍비박산 났고, 두 아들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그런 희생자 가족 간 그런 장면을 꼭 삽입해야했을까. 경찰 (가족)을 두 번 욕보이는 설정 아닌가. 감독은 무슨 의도였을까… 곱씹어봐도 이해 안되는, 보며 나도 화나는 기막힌 내용.

어쨌든 영화 결말은 훈훈하다. 그러나 이는 결국 가해자 가족 처지일 뿐이다. 외려 피해자(숨진 보안관) 가족은 그야말로 더 엉망이 됐다. 삶은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고? 감독이, 시나리오가 구리니 엉뚱한 피해가 죄없는 가족으로 번졌다.

화해. 그러나 그건 가해자 입장.

감독 노라 핑스체이트(또는 노라 핑샤이. Nora Fingscheidt). 1983년 독일 영화감독. 동명의 영국 드라마가 영화 원작. 안젤리나 졸리가 대신 주연 맡을 뻔 했단다. ‘언포기버블’, 뜻 알다시피 ‘용서할 수 없는’이다. 정작 엉뚱한 것만 용서 못하게 됐다. 내 후기는 그렇다.

#사족. ‘언포기버블’ 포기하지 않는다, 아님. 누가 그러길래.

*언포기버블 예고편 보기. https://youtu.be/JNUjx7LZoiU


<15:15.1214.불.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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