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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판타지 ‘슬럼버랜드’ 후기 어른 위한 동화

by 리뷰영 2022. 11. 25.

‘아쿠아맨’ 제임스 모모아, 주인공 ‘니모’ 열연… 등대 추억

 

넷플릭스 1위 영화 ‘슬럼버랜드’(Slumberland)를 봤습니다. 혹자는 애들 영화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동화 같다고 하던데 어른들이 봐도 충분히 감동 있는 그런 영화였다는 생각입니다. 연출도, 연기도, 줄거리도 ‘매끈’ 그 자체입니다. ‘아빠를 잃은 소녀의 아빠 찾아 삼만리’ 한 마디로 이렇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감동도 있고, ‘가족’도 있습니다.

슬럼버랜드 표지
넷플릭스 영화 슬럼버랜드 표지

우리에겐 ‘아쿠아맨’으로 잘 알려진 제이슨 모모아도 주인공이지만, 전 이 영화 진짜 주연은 ‘니모’(Nemo. 말로 바클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빠 잃은 소녀’ 바로 그 역할입니다. 낯익다 싶었는데, 출연작을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TV 시리즈물 시트콤 ‘싱글 페어런츠’(2018~2020)가 대표작인 거 같은데, 이번 영화 ‘슬럼버랜드’로 눈도장은 확실히 찍었습니다. 차분하게 연기하는 게 딱 니모였습니다. 2008년생 올해 14살입니다. 

슬럼버랜드 여자 주인공
여 주인공 '니모' 역을 맡은 말로 바클리. 주목해야할 배우입니다.

등대지기 아빠와 건물이라고는 등대가 유일한 섬에서 사는 딸 ‘니모’ 역할입니다.(‘니모를 찾아서’가 생각나는 이름이었습니다.^^) 학교는 다니지 않아도 아빠에게서 등대에 관한 모든 것, 모험심 등을 배워 미래 등대지기를 꿈꿉니다. 조난당한 배를 구하러 나갔던 아빠가 돌아오지 않고 홀로 된 니모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아빠의 동생이자 삼촌인 필립(크리스 오다우드)과 함께 살게 됩니다. 

 

사회성 결여된 ‘문고리 회사’ 대표인 삼촌, 처음 다니게 된 ‘감옥같은’ 학교, 온통 낯선 도시 생활… 니모는 아빠를 보고 싶습니다. 그러다 가장 아끼는 인형 ‘피그’(네, 돼지)가 살아 움직이는 기이한 경험, 그때부터 시작된 꿈나라(슬럼버랜드) 얘기.(참고로 ‘슬럼버’(slumber)는 ‘잠’ ‘꿈’을 말합니다. ‘슬럼버랜드’는 자는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꿈나라라고 아이들에게 얘기해주는 환상 뭐 그런 거라네요)

 

다시 찾은 등대에서 플립(제이슨 모모아)를 만납니다. 머리에 뿔 큼지막하게 있는 기이한 복장의 이 한 덩치 하는 ‘무법자’는 “악몽의 바다로 가 진주를 찾으면 아빠를 다시 만날 수 있다”라고 니모를 꼬드깁니다. 자기도 이뤘으면 하는 소원이 있겠죠. 진주를 찾기 위해 필요한 지도.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함께 진주를 찾는 모험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연속 방문하는 꿈의 나라. 나비 사람과 삼바가 화려한 첫 번째 꿈, 유리(혹은 플라스틱) 찬연한 도시를 쓰레기차로 질주하는 두 번째 꿈, 화장실이 무대인 세 번째 꿈 등을 지나 드디어 당도한 악몽의 바다. 지도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며 무법자 플립을 쫓는 잠재의식 활동 단속국(BOSA)의 그린 요원, 니모의 두려움을 먹이로 삼는 ‘악몽’ 등의 방해가 이 여정을 함께 합니다. ‘꿈’을 표현하기 위한 화려한 볼거리와 형형색색 그래픽 효과가 영화 내내 펼쳐집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가 이런 것 아닐까, 니모를 좇는 시청 내내 즐거움이었습니다.

 

플립이 필립입니다. 아빠와 함께 플립 복장을 하고 모험을 즐겼던 필립은 결혼과 함께 아빠가 자기를 떠나자 세상과 문을 닫은 것입니다. 현실에서 혼자 남은 그와 별개로 꿈에 남은 플립은 ‘꿈을 깨기 위해’ 진주가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아빠의 죽음을 딛고 현실에 발 디뎌야 하는 건 니모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손에 넣은 진주는 두 사람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플립도, 니모도 ‘현실’을 찾는 해피엔딩.

슬럼버랜드
아빠 잃은 소녀의 아빠 찾아 삼만리. 슬림버랜드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감동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자기의 소원(꿈)을 포기하는 행위는 늘 아름답습니다. 그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다는 게 ‘동화’이자 ‘비현실’이지만, 그렇게 니모는 자신을 쫓던 악몽을 떨쳐냅니다. 이제 잠에서 깰, 꿈나라(슬럼버랜드)에서 떠날 때가 됐습니다. 니모는 비로소 현실과 악수합니다. ‘가족’을 확인하며, 영화는 행복한 결말을 맺습니다. 

 

이 영화 슬럼버랜드 등대로 시작해 등대로 끝납니다. 등대는 왜 있는 걸까요? 아빠가 남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모든 여행을 마치고 니모가 찾아냅니다. 어쩌면 등대는 꿈으로 이끄는 길라잡이 아닐까요. 어두워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습니다. 모험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등대만한 즐거움도 없습니다. 

 

제이슨 모모아는 넷플릭스 영화 ‘스위트걸’(2021)에서도 어린 딸을 지키는 아빠 역할로 나왔습니다. 이 영화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변신을 꾀한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그것보단 훨씬 나은 이번 영화 ‘슬럼버랜드’로 그는 더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합니다.(근데 기대만큼 코믹하진 않아요. ㅎ;;)

슬럼버랜드
슬럼버랜드에 등장하는 거대한 구스. 역시 구스는 캐나다죠.^^

연출은 프랜시스 로렌스가 맡았습니다. 우리에게는 키아누 리브스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는 ‘콘스탄틴’(2005), 시상식 뺨 때리기로 추락한 윌 스미스 출연 ‘나는 전설이다’(2007),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활 쏘는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2013, 2014, 2015), 역시 제니퍼 로렌스가 나오는 킬러 영화 ‘레드 스패로(2018)로 잘 알려진 감독이죠. 넷플릭스에서 11월 18이 공개했습니다. 러닝타임 1시간 57분.

 

슬럼버랜드 평점은 박하네요. 로튼 토마토가 38%에 그칩니다. 구글 사용자 좋아요 비율은 77%.

 

*덧말1: 근데 등대는 이제 누가 지키지?

*덧말2: 살사 댄스 추는 분, 누구?

슬럼버랜드
제이슨 모모아와 말로 바클리 찰떡궁합. 두 사람 알콩달콩 다투지만 감동도 자아냅니다.

<06:001121.나무.2022.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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