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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읽기

브리트니 ‘스피어스 후견’ 끊어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y 리뷰영 2021. 10. 4.

브리트니 ‘스피어스 후견’ 끊어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 성년후견’ 13년 만에 박탈, 그 기록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브리트니 대 스피어스’(Britney Vs Spears)는 2009년 데뷔 싱글 ‘베이비 원 모어 타임’(Baby One More Time)을 내놓으면서 팝의 요정으로 시작해 팝의 여왕으로 등극했지만 사생활 등 잇단 구설수에 올랐던 ‘2000년대 팝의 아이콘’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를 다룬 화제작.

 

13년간 ‘후견인 아버지’를 내치려던 브리트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 9월 29일 마침내 법원은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의 성년후견인 자격 박탈을 판결했다. 다큐 '브리트니 Vs 스피어스'는 이를 좇는다.  

13년간 '아버지 후견'을 끊어내려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분투기를 다룬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브리티니 Vs 스피어스'. 9월 28일 공개.

이 다큐 제목은 ‘브리티니 (스피어스) Vs (제이미) 스피어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롤링스톤 기자 제니 엘리스쿠와 영화감독 에린 리 카를 진행자로 내세워 관련 온갖 자료와 녹취록, 증언 등을 통해 1시간 30분 넘게 ‘스피어스 후견’의 모든 것을 다뤘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딸 브리티니를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가 임시 성년후견(Conservatorship)을 신청한 게 2008년 2월.

 

‘성년후견’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누군가로부터 박탈해서 제삼자에게 주는 법적 과정을 말한다. 그 제삼자를 후견인 또는 보호자라고 하는데, 피후견인의 모든 권리가 제약된다는 점에서 ‘법률상 사망’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성년후견 변호사 토니 치코텔(Tony Chicotel)의 말. “개인 신상에 대한 성년후견을 받게 되면 자신의 개인적인 일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권한을 후견인에게 넘겨야 합니다.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권한을 완전히 상실해서 약물을 포함한 치료에 대해 동의하거나 반대할 권한도 잃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누구를 방문하고 누구의 방문을 받을지 결정할 권리를 잃어요. 전화나 컴퓨터로 사람들과 소통할 권리도 잃게 되고요.”

 

“재산에 대한 성년후견도 보통 함께 이뤄지는데 자신의 돈을 더는 관리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론적으로는 주머니에 든 10달러조차요.”

 

성년후견이 허용되면? 한 관계자의 당시 언론 제보. 그는 이를 한 문장으로 함축한다. “이제 그 사람(아버지 제이미)이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될 겁니다.” 박탈된 브리티니 모든 권리를 이제 아버지 제이미가 행사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딸 때문에 막대한 돈을 벌여들이면서 정작 브리트니에게는 매달 8,000달러 지급. 불평등한 재정의 재분배도 제이미의 '성년후견'이 비판받은 이유. /사진=다큐 갈무리

성년후견 결정 1년 즈음해 이를 무효화하려는 브리트니의 새 변호사 선임 노력은 아버지의 방해 등으로 계속 좌절되고, 2009년 오히려 제이미는 성년후견 영구화 요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수용한다.

 

브리티니를 취재한 롤링스톤지 기자는 말한다. “What the fuck is a Conservatorship?”(망할 성년후견이란 대체 뭔가?). 이 기자의 입을 빌어 이 다큐는 (브리티니에 족쇄 채운) 성년후견 제도를 에둘러 비판한다. 

 

다큐 끝무렵 진행자 두 사람 말.

“골백번 법원 가고 심리를 하고 신청서를 접수해도 브리티니 상황은 안 바뀌어요. 어떻게 벗어나죠?”

“못 벗어나요, 비명을 지를 때까지는요.”

아버지 제이미의 후견인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팬들의 성원과 지지도 잇따랐다. /사진=브리트니 페이스북

그리고 지난 4월, 브리티니 스피어스가 성년후견에 관해 화상통화를 통해 법정에서 한 진술이 공개됐다. 이게 언론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크게 일었다. 2개월 여 뒤 6월 23일 심리 당일. 법원 앞에 모인 군중들 “브리티니를 해방하라, 지금 당장!” 연신 구호.

 

다큐는 당시 브리트니의 법정 진술을 들려준다.

 

“…제 아버지와 성년후견에 관련된 모두가 감옥에 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때 판사는 아버지의 성년후견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브리트니 요구를 기각했다. 이 판결이 ‘프리 브리티니’(Free Britney)를 외치는 더 많은 사람들의 비판에 직면한 건 당연한 귀결.

 

이후 상항은 급변. 법원 판결 후 제이미 편에 섰을 것으로 추정되던 브리티니 변호사가 사임하고, 새 변호사는 즉각 제이미 후견인 자격 박탈 소송을 시작한다. 이후 9월 7일 '궁지에 몰린' 제이미 스피어스는 성년후견인 자격 포기를 알리며 성년후견 종료를 제안한다. 

13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된 브리트니 스피어스. 이후 행보도 주목된다. /사진=브리트니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마침내 9월 29일. LA 고등법원의 브렌다 페니 판사가 브리트니의 항소를 받아들여 친부의 후견인 지위를 박탈했다. 이로써 브리트니는 13년 만에 아버지로부터 자유의 몸이 됐다.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브리트니, 자신의 인스타그램(@britneyspears)에 욕조 앞 완전 누드 사진 여러장을 게시해 또 논란을 유발했다. 그를 아끼는 많은 팬들은 그가 다시 무대로 돌아와 노래를 하고, 좋은 사람 만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길 희망한다. 그가 아버지로부터 되찾은 신상의 자유와 6,000만 달러 재산을 갖고 어떤 삶을 살지는 이제 오롯이 브리티니의 몫이다.

 

*덧말. 법원의 아버지 제이미의 후견인 지위 박탈 판결은 이 다큐 영향을 받았으리란 분석도 있다. 최근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로 유명한 미국의 R&B 스타 R. 켈리(R. Kelly)가 미성년자 성매수 등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 역시 그의 혐의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향이 컸다는 분석. 최근 NBC는 이런 사례들을 두고 '다큐멘터리의 힘'이라고 묶어 보도하기도.  

 

이 참에 오랜만 브리티니 데뷔곡 ‘Baby One More Time’ 들어보기. https://youtu.be/C-u5WLJ9Yk4

2009. 10. 25 게시. 조회수 652,801,403회(10.3. 2021 현재)

 

<17:09.1003.해.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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