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 비비큐 치킨 시카고 한인 즐겨먹는다
비비큐(bb.q) 치킨은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하다. 이미 오래전 한바탕 ‘치킨 인기’가 시카고를 휩쓸고 지나간 뒤 가라앉았던 치킨 열풍에 불을 지른 게 ‘충만치킨’이다. 수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시카고에서 명맥을 유지하던 그만그만하던 치킨집들을 제치고 막강 체인점의 위력을 과시하며 시카고 치킨 시장을 장악했다.
비비큐 치킨의 시카고 상륙은 이 시점에서 이뤄졌다. 공격적인 입점과 마케팅을 하는 가운데 이미 시카고 서버브를 중심으로 일리노이에 4개 이상의 점포를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의 한 곳이 우리 동네에 들어왔다. 비비큐 버논 힐 지점. ‘한국에서 먹던 치킨 맛’이라는 발 빠른 시식가들의 평가가 초기 인기를 부채질했다. 집 가까운 데 오픈하니 우리도 자주 먹을 기회가 있었다. 이 글은 시카고 비비큐 맛 총평.
주로 먹는 것은 바삭한 오리지널 치킨과 매운맛 양념치킨, 간장치킨 등이다. 한 마리를 통째 팔기도 하고, 날개만 파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 뼈를 발라낸 별도 메뉴(boneless)도 갖추고 있다.
닭 ‘맛’을 잘 모르는 편이긴 하지만, 맛있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양념은 제법 진하다. 오리지널 치킨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데, 양념이냐, 간장이냐 하면 사람들 뚜렷한 맛 선호도를 보인다. 경험상 대부분 간장 맛 곁들인 치킨이 더 맛있다는 사람들이 많다. 가격경쟁력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닭 한 마리(Whole Chicken) 중간 크기(M)가 13~14달러, 대자(L)가 23~25달러이다. 날개만 따로 파는 것도 중자 14달러, 대자 25달러. 먹을 때마다 한국의 맛을 느끼며 시카고에서 이만한 맛 먹는 데 뭐 아깝냐는 쪽과 그래도 이 돈이면 다른 걸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시큰둥한 쪽 두 부류로 나뉘기 마련.
지점별로 맛도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인다. 알링턴 하이츠 지점에서 비비큐 치킨을 먹어본 지인이 버논 힐 지점 치킨에 대해 “더 맛있다”고 품평한다. 일리노이 각 지점별 주인이 다 다르고, 저마다 ‘손맛’이 다른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두 곳 말고 네이퍼빌과 나일스도 있다는데 거기 비비큐는 아직 못 먹어봤다. 특히 나일스 지점이 한인 미디어 등을 상대로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경쟁 충만치킨과 다르게 ‘식어도 맛있다는 것’이 비비큐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다 못 먹고 남은 거 나중 먹어도 굳이 데울 필요 없다. 닭, 데우면 맛 없어진다고 하지만, 이 치킨은 그냥 먹어도 맛있다. 물론, 맥주 곁들이면 더 맛있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치맥은 물론 더더욱 맛있고.
버논 힐 지점 가장 최근 치킨을 주문하고 가지러 간 아는 형님. 제법 많은 주문이 밀려 기다려서 받아왔단다. 외국인들 찾는 발길도 많고. 제법 안착한 느낌. 외국인들 한국 닭맛에 길들기는 앞서 오픈한 충만치킨도 마찬가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 가장(어쩌면 유일하게) 타격 입지 않은 한인 식당으로 회자됐다. 이 기간, 지점도 확충하고.
한 가지. 버논 힐 지점 주문전화할 때 그냥 한국말로도 가능하단다. 일하시는 분들 한국말도 하는 2세로 여겨지는데, 무심코 한국말로 주문했다가 한국말로 주문을 완료했다는 지인이 알려주는 꿀팁. 시카고 서버브, 우리 사는 동네 외국인들 많아도 ‘작은 한국’ 맞는 듯.
<19:27.0707.물.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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