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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방

아마존 프라임 더 페리페럴 클로이 모레츠 8부작 강추

by 리뷰영 2022. 11. 14.

윌리엄 깁슨 원작, 웨스트월드 제작진 참여… 잘 만든 SF 드라마


아마존 프라임에서 ‘또’ 하나 건졌습니다. 클로이 모레츠를 앞세운 SF TV 시리즈 ‘더 페리페럴’(The Peripheral)이 그것입니다. 총 8부작으로 공개될 예정인데, 현재 제5화까지 나왔습니다. 손 땀 쥐고 흡입력 있는 연출과 열연, 극본으로 매주 금요일을 기다리게 만들어, 오랜만 반가운 수작입니다.

더 페리페럴
클로이 모레츠 주연의 아마존 프라임 SF 미드 '더 페리페럴'. 총 8화 예정, 11월 11일 현재 제 5화 공개.

언제부터인가 넷플릭스보다 아마존 프라임에 더 후한 점수를 주게 됐습니다.

넷플릭스 올라오는 콘텐츠 정크된 지 오래입니다. 수준 떨어지는 영화들을 양산하니 이젠 별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매주 여러 편 내놓으면 뭐하나, 하나같이 날림 제작, 집중해 볼 수도 없고 평속으로 끝까지 보기도 어려운 작품 부쩍 늘었습니다. 배우 보고, 감독 보고, 인기 순위 올랐다해서 봤지만 보다 만 것 부지기수, 특히 요즘 현상이 더 심합니다.

그래서 ‘볼 거 없을 때’ 아마존 프라임을 기웃거립니다. 다작은, 양산은 아니지만 간혹 ‘오리지널’로 내놓는 작품 중에 역작이 하나씩 있더라구요. 최근 시즌1이 끝난 ‘반지의 제왕-반지의 힘’도 있지만 오늘 말하려는 것은 ‘더 페리페럴’(The Peripheral)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클로이 모레츠가 열연합니다. 제목은 입에 딱 붙지 않아요. 발음도 어렵습니다.(페리페럴 또는 페리퍼럴로 통용) 근데 뜻은 간단하네요. 형용사로는 ‘주변의~’, 명사는 ‘주변장치’입니다. 아마 미래를 오갈 수 있게 해 주는, 드라마의 핵심장치인 머리에 쓰는 기계를 포함해 미래 이동 그 자체를 의미하는 듯해요.

더 페리페럴
수익 게임으로 시작한 게 생존 게임으로 변질된 가운데 클로이 모레츠는 가족을 지기키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저 헤드셋이 뭐길래.

작품에서는 이 장치를 “시공간을 넘나드는 곳. 그 몸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고 이 모든 건…”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퀀텀 터널’이란 어려운 영어를 써가며 ‘실재하지 않고 데이터만 미래로 전송’한다고 말합니다. 몸은 여기 있고 의식(데이터)이 미래로 가 그곳의 또 다른 몸에 안착해 미래 활동을 펼치는 형태입니다.(이 드라마 만만하게 볼 게 아녜요. 무슨 과학 드라마 인양 어려운 과학 용어와 배경 설명 많이 나옵니다. 재미없었다면 진작 안 봤을 고차원 수준.^^)

이 헤드셋을 쓰고 플린 피셔(클로이 모레츠)가 미래 세계를 오가며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 고군분투합니다. 이 헤드셋을 처음 들인 플린의 오빠 버튼(잭 레이너)은 전직 군인 출신으로 동료들과 함께 플린을 지원합니다. 인류가 한 번 망한 미래의 런던, 거대한 조각상이 이곳저곳 세워져 있고 여기 미래사회에서 벌어지는 암투에 휩쓸린 플린과 버튼이 현실에서, 미래에서 적들과 맞섭니다. 당면 목표는 사라진 아엘리타 웨스트(샬롯 라일리)를 찾는 것. 제1화에서 중요 데이터를 갖고 모습을 감춘 그녀는 제5화까지 행방이 묘연합니다. 현실의 플린을 죽이기 위해 미래의 무기를 쥔 현실의 현상범들은 계속 플린의 목숨을 위협하고…

더 페리페럴
인류가 한 번 멸망한 후 미래의 런던 모습. 저 거대 석상들은 왜 세운 걸까요? 미래는 정말 암울하기만 한 걸까요?

이 TV 시리즈 더 페리퍼럴은 SF 작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1948~)이 2014년 발표한 동명의 장편소설이 원작입니다. 이 작가가 얼마나 대단하냐면 1984년 내놓은 첫 SF 장편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로 이른바 3대 SF 문학상이라 불리는 휴고상과 네뷸러상, 필립 K 딕상을 동시에 수상한 인물입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는군요.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게 하는 가장 큰 동인은 주인공 클레이 모레츠(Chloe Grace Moretz)입니다. 이 배우 ‘킥 애스: 영웅의 탄생(매튜 본 감독. 2010) 보고 존재를 알았습니다. 촬영 당시 12세였던 모레츠는 킥 애스 시리즈를 통해 미국 국민 여동생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이 ‘꼬마’를 데리고 무시무시한 19금 살육 영화를 만들어 큰 화제가 됐죠. 모레츠의 당차고 현란한 액션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습니다. 앙징맞은 어린 딸, 모레츠가 이렇게 ‘어른’ 될 줄은 그때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조연이지만 유명세 더한 ’500일의 썸머‘(2010), 뱀파이어 소녀 얘기를 다룬 ‘렛 미 인’(2010), 스릴러 영화 ‘마담 사이코’, 희귀병 걸린 저널리스트를 연기한 ‘브레인 온 파이어(2017) 등이 그의 대표작들입니다. 보면, ‘이 배우 연기도 잘하네’ 느낄 작품이 대다수입니다.

더 페리페럴
클로이 모레츠, 킥 애스 귀여움 대신 이제 어엿한 '어른'. 그래도 귀여운 잔상.

2016년 시즌1을 내놓아 이후 시즌4까지 HBO 명작으로 꼽히는, 미래 시대 로봇 반란 얘기를 다룬 ‘웨스트월드’ 제작진이 만든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미드 제작자인 조나단 놀란 등이 참여했습니다.

지난 10월 2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2월 9일까지 총 8개 에피소드로 금요일마다 한 편씩 공개합니다. 11월 11일 현재 제5화를 내놓았습니다. 한 회 59~73분 분량. ‘빈지 워칭’도 좋지만 복권처럼 일주일 쪼며 기다리는 맛도 있네요. 더 페리페럴 시즌2는 당연, 시즌 몇까지 이어질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연출은 빈센조 나탈리, 알릭 라일리 외.

평점 IMDb 8.2/10, 로튼 토마토 75%. 구글 이용자는 81%가 ‘좋아요’를 눌렀네요. 생각보다 박한 평가예요.

더 페리페럴
그러게요, 키는 안 컸어요 클로이 모레츠. 더 페리페럴 제5화의 한 장면. 미래 빌런과 처음 만나는 장면.

<12:221113.해.2022.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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