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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방

송혜교 이도현 출연 넷플릭스 더 글로리 결말 시즌2는?

by 리뷰영 2023. 1. 1.

정지소 신예은 아역 연기 볼만 …내년 3월 후속, 김은숙 작가 성공 글쎄

넷플릭스가 오래전부터 송혜교 얼굴을 앞세워 마케팅 해온 ‘더 글로리’ 파트1이 총 8부작으로 지난 29일(금) 공개했다. 이튿날 봤다.

 

넷플릭스가 배우 송혜교와 작가 김은숙 데려다 ‘미친 투자’를 했다. 작가 역량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 여전한 가운데 전 남편 송중기가 영국 여친으로 시끌한 상황에서 ‘전성기 지났다’는 송혜교가 어떤 찰진 복수극을 보여줄 지 드라마 공개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나이 든 만큼 완숙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사실 극 초반 개인적으로 걱정이 더 컸다.

넷플릭스 8부작 드라마 '더 글로리'가 결말 없이 파트1을 끝냈다. 송혜교 포함 드라마 몰입도는 그냥 그렇다.

2004년 벌어진 학폭 피해자의 2022년 현란한 복수극. 개인적으로 학교 폭력 얘기는 미성년 납치 이런 것만큼 별로 안 좋아한다. 힘 가졌다 여기는 자가 그 힘 믿고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고약한 구도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함께 살기도 버거운 세상에 누가 누구를 짓밟고 착취한다는 거 그 모양새를 혐오한다. 개인 영달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재미 혹은 치기 어린 시절의 미성숙한 작란이었다는 변명은 더 어처구니없다. 하지 말았어야 했고, 했으면 그 이상 당해야 한다는 생각. ‘그러지 말아야 했다’ 이건 학교 폭력 부재 위한 가장 정당한 명제.

 

여주인공 송혜교(문동은)의 18살 어린 시절 아역을 맡은 정지소는 ‘놀면 뭐하니‘ 프로그램으로 알게 된 배우(가수). 세상 더 귀여울 수 없는 모습이었는데, 학폭 피해 학생 연기를 그런대로 잘해냈다. 다만 꺼이꺼이 우는 연기가 좀.(그런데 부모가 얼마나 ‘힘’ 있으면 애를 저렇게 지지고도 무사할 수 있나)

 

제1화 확 끄는 요소는 없다. 이때 8화까지 볼 수 있으려나, 안 보면 리뷰는 어떻게 쓰나 그런 생각을 드라마 2회 볼 때까지 했다. 극 전개는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바둑을 매개로 삼아 극을 이끌어가보려고 한 것까지는 이해되는데 그게 좀 어설프다. '정성껏 남 지은 집 뺏어야 이기는 게 바둑 묘미'라는 여주인공 대사만 반복된다.

 

“종교가 없으면 좋은 게 뭔 줄 알아? 갈 곳이 정해져 있다는 거야, 지옥“

“타락할 너를 위해, 추락할 너를 위해”

 

송혜교 대사. 제2화 이런 대사에서 김은숙 작가의 초조한 필력을 느꼈다면 지나친 말일까. 복수를 공장에서 만난 후배랑 도모한다? 개연성 공감 전혀 없는 설정도 이미 무리수. 

 

주연을 포함해 준주연 급 배우들 연기도 초반부 별다른 특징을 찾기 힘들다. 송승헌이랑 그렇고 그런 영화(인간중독. 2014) 찍어 몸 알린 임지연(박연진 역), 일종의 빌런인데, 자신도 놀랐을 연기력을 선보인다. 첫 작품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아 나도 더 놀랐다. 오히려 ‘어린 연진’으로 나오는 아역 신예은 연기가 더 빛난다. 심지어 ‘어른 연진’보다 더 예쁘다.

 

더 글로리는 제3화부터 조금 재밌다. 비교적 전개가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회을 거듭할수록 (중견)배우들 연기가 드라마 자체를 살린다. 특히 '스파이가 꿈인, 맞고 사는 아내' 강현남 역 염혜란의 양념 역할은 기대 이상이다. 그가 나올 때마다 드라마가 기름지다. 가해자들 사이에서도 존재하는 계급. 송혜교는 이들을 공략하는데 항공사 승무원 최혜정 역의 차주영은 ‘몸’으로, 전재준(박성훈)의 꼬붕 손명오(김건우 분)의 똘끼로 복수를 극대화한다. 약쟁이 화가 이사라 역 김히어라도 잔재미를 제공한다. 흔들리지 않는 악역 전재준 연기는 중반 이후 더 날 세웠다.(그래서, 재준이랑 연진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2004년 학교 폭력 피해자가 2022년 가해자로 복수를 꾀한다. 18년 전 그날에 대한 응징.

복수가 본격 시작되면서 재미는 더하다. 속도도 빨라지고 복수는 어떻게 귀결될지, 가해자는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질지 제법 기대도 하게 한다.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근데 재준아 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

 

이런 대사는 멋지다. ‘파리의 연인’부터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까지 저력이 남은 대사빨.

 

이 사람 저 사람 섞어놓고 그들만의 리그에도 균열을 일으키는 전개는 제법 쫄깃하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서도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으로 가해를 계속하는(혹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기캐 박연진의 활약상도 기대된다. 남자 주인공으로 나선 이도현이 맡은 성형외과 의사 주여정의 한바탕 활약도 후반부를 위해 아껴둔 느낌.

넷플릭스 더 글로리
송헤교와 김은숙 작가는 '태양의 후예' 이후 두 번째 만났다. 송중기는 물론, 없다.

이 드라마, 내년 3월 파트 2 예고를 아예 처음부터 박고 시작한다. 마구마구 복수의 끝으로 치닫던 드라마는 제8화 ‘파트 1’에서 그냥 불친절하게 뚝 끝난다. 예감은 했다. 벌여놓은 복수극 마무리가 안돼 '어떻게 끝내려나' 했다. 얘기는 내년 3월로 이어진다. ’파트‘2를 예고한 게 하나를 찍어 둘로 나눠  2부를 남겨뒀기 때문. 결과 궁금해? 그럼 내년 3월 봐. 넷플릭스가 이렇게 잔망스런 짓을 했다.

 

후반부는 1.5배속으로 봤다. 다는 봐야겠고, 정상 속도로는 못 보겠고. 그렇게 다 본 시간도 조금 아깝다. 파트2 뻔한 복수 어니라 어떤 반전 숨겼으려나. ‘꿈이야!’ 이런 반전은 많이 허무하다는 거 ‘파리의 연인‘ 때 겪어봤으니 김은숙 작가가 잘 알 테고. 

 

한 가지, 이 드라마 폭력 교사 보니 문득. 나도 간접경험이 있다. 제 성질 못 이겨 학생 패다 못해 의자로 내리찍던 담임, 장학사로 오더라. 그때 난 학교를, 선생을 버렸다.

 

근데 왜 제목이 ‘더 글로리’(The Glory)일까. 뭐에 대한 ‘찬양’? 박찬욱 복수극 흉내는 냈는데 글쎄, 성공에 이르렀는지 판단은 시청자들 몫. 어차피 파트 1만 공개된 상태에서 모든 규정은 다 미완이다. 어쨌든 학폭 가해자들 이 드라마 때문 많이 쫄리기는 하겠다.

 

#덧말1. ‘교대커피’ 저거 협찬 맞지? 눈살 찌푸리게 할 정도 뜬금 배치.

#덧말2.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손명오 목에 새겨진 글귀. ‘죽음을 잊지 마라’라는 뜻의 라틴어라고. 일종의 겉멋.

더 글로리 메멘토 모아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잊지 말라는 경구. 라틴어란다, 스페인어 아니고.

#덧말3. 더 글로리 촬영지 ‘세명시’라고 해서 ‘세종시’인 줄. 청주 동남지구,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촬영했단다. 하늘에서 바라본 도시, 거리 멋지더라. 불 켜놓은 거대 바둑판도 인상적이다.

#덧말4. “뭔 놈의 노을이… 미쳤네”. 제5화 현남의 대사.

더 글로리 등장인물
더 글로리 등장인물. 8부작 다 보고나면 눈길 끄는 배우가 있다.

<11:02.123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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