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릴러 영화 ‘더 길티’ 제이크 질렌할 1인극
911 좌천된 경찰의 납치 해결 고군분투…2019년 덴마크 영화 리메이크
넷플릭스 스릴러 영화 ‘더 길티’(The Guilty)를 봤다. 넷플릭스 메인화면에 오래 걸려 있었고, 잠깐 틀었을 때 ‘재밌겠다’는 촉이 와 아껴뒀던 영화, 마침내 봤다. 결론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이 영화, 스릴러다. 동시에 제이크 질렌할 배우의, 이 배우에 의한, 이 배우를 위한 영화이다. 상영시간 90분 내내 전화 하나 붙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이 배우가 그냥 영화 90% 이상을 다한다. ‘저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였나’싶을 정도 제이크, 혼신의 연기를 쏟아부었다. 일단 인정.

주인공 조(제이크 질렌할)은 ‘어떤 사건’으로 긴급 신고센터 ‘911’ 상담원으로 좌천돼 바로 내일 ‘재판’을 기다리는 경찰관. 결심 공판을 앞둔 그의 죄목은 영화 후반부에 밝혀진다. 수사 도중 미성년자를 죽인 혐의. 그게 정당방위냐, 아니면 과잉대응이냐를 둘러싼 공방이 수개월 동안 진행됐고, 마침내 내일 ‘유죄냐 무죄냐’ 최종 평결을 앞둔 시점. 조의 강퍅한 심리는 이에서 비롯된다.
조, 물론 좋은 성격의 경찰은 아니다. 제멋대로이고 때론 욱하는 기질도 있다. 규칙과 원칙을 벗어나 쉽게 달궈지는 그의 성격이 아마 경찰 활동 중 그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한 요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 그의 까칠한 성격을 영화는 초반부 그의 긴급전화 상담 태도로 보여준다. 내일 중요한 재판도 있겠다. 그만그만한 전화들은 계속 걸려오겠다… 집중 못 하는 조의 불안한 심리.

그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이게 시발점이 돼 영화는 초초초 숨막히는 스릴러의 세계로 빠져든다.(스릴러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개인적으로 떨어진다. 이 정도 강도의 스릴러면 내겐 아니 큰 것이다. 개취니, 생각 달라도 그렇게 이해 바람.^^;;)
‘납치당했다’는 911전화가 하필 조의 몫. 그리고 그 전화가 반복되면서 조의 성미가 자가발전한다. 이 여자를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사건에 직접 개입하고, 순찰대와 동료 경찰들, 특히 내일 결정적으로 ‘무죄를 입증해 줄’ 증언해야 하는 동료 경찰까지 총동원한다.(성질머리 개차반인 조의 말들 다 들어주는 동료들도 참 착하지… 이걸 보면 조가 동료들 사이에서 인기 없는 악질 경찰은 아니었던 듯.)

걸려오고, 걸고를 반복하면서 조는 ‘납치범’이 이혼한 남편이고, 미성년 두 아이는 집에 버려져 있다는 것도 파악한다. 조와 통화하는 상대는 ‘납치된’ 아내 에밀리와 그녀의 남편 헨리, 그리고 그 둘의 어린 딸. 근무 시간을 넘기며 고군분투하던 조, 마침내 사건의 ‘진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아이들을, 에밀리를 살리기 위한 막바지 처절한 몸부림.(이하 줄거리 생략. 더 말하면 스포.)
그야말로 출연진은 제한돼 있다. 911센터 제한된 공간에 있는 사람이래 봤자 한정된 인원. 그나마 조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두 세 사람뿐이다. 나머지 제이크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1인극을 시전한다. 근데 그게 은근히 쪼는 맛이 있고 스릴러 장르로 제격이다. 배우의 연기력의 힘이고 연출의 저력이며, 튼실한 시나리오가 뒷받침했기 때문일 거란 생각.
(근데 이 영화 ‘더 길티’ 2019년 3월 개봉한 같은 제목의 덴마크 영화의 판박이란다. 이른바 리메이크 영화. 원작 영화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사건의 전개와 영상의 구도, 대사 이런 게 거의 흡사하다고. 이거 알고 살짝 김 빠진 느낌. 그래도 제이크 연기는 인정!)

영화는 사건이 해결되고 재판에서 조의 유죄가 인정됐다는 뉴스로 막을 내린다. 이 뉴스 나레이션과 함께 화면 가득 동트는 엘에이(LA) 전경을 보여준다. 끝이 시작? 입 맞춰 무죄를 끌어내려던 제이크의 변심. 그는, 경찰 조직은 유죄를 받았지만, 그게 바로 조를 위해, 경찰 조직을 위해 새로운 시작이 된다는 뭐 감독의 그런 속내를 담은 마지막 장면 아닌가 생각했다. 뭐, 아님 말고.
제이크 질렌할,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에서 빌런을 연기했다. 봉준호 감독의 2017년 작 ‘옥자’에도 박사 역으로 출연해 한국 팬들에게도 눈도장 찍은 바 있다. ‘사우스포’, ‘나이트 크롤러’, ‘에너미’, ‘소스코드’, ‘조디악’, ‘투모로우’ 등 비교적 다작에 출연했다.

2021년 10월 1일 넷플릭스 공개. 감독은 안톤 후쿠아(Antoine Fuqua). ‘더 이퀼라이저’ 1(2015년), 2(2018년) 연출. 이 영화도 내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 제이크 질렌할과는 2015년작 ‘사우스포’(southpaw)에서 함께 일한 경험. ‘백악관 최후의 날’(2013), 더블 타겟(2007) 등 액션 영화에도 일가견.
<18:15.1010.해.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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