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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적 보경 재발견 반전과 감동, 재미 ‘한번에’

by 리뷰영 2021. 11. 12.

영화 기적 보경 재발견 반전과 감동, 재미 ‘한번에’

양원역세우기 위한 준경의 고군분투윤아 호연 돋보여

 

간이역, 그곳 양원역 얘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스토리. 117분 상영 내내 어떤 장면에선 웃고, 누군가는 어느 장면에서 운다. 올해 추석 개봉돼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니, 사람 마음은 다 같은가보다.(누적 관객수 70만명. 팬데믹 상황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인 듯.)

1980년 대 경북 봉화군에 있는 양원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아버지가 기관사인 주인공 준경(박정민)은 마을에서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은 철길뿐이다. 이 길 따라 통학시간만 왕복 5시간. 볼일 보러 마을 밖 나가야 하는 사람들도 다 철길을 따라 가야 해 사망사고도 솔찮다. 어떻게 해야 해?


공부 잘하는 준경, 청와대에 50 몇 번째 편지를 보낸다. ‘기차역을 만들어달라’는 것. 말도 안 되는 짓거리라며, 사이 안 좋은 아버지 태윤(이성민)는 나무라며 반대하고, 하나뿐인 누나 보경(이수경)은 동생 준경을 응원한다.

여기에 ‘준경’의 사람 됨됨이와 ‘크게 될 놈’ 장래성 알아본 동네 국회의원의 딸 ‘라희’(임윤아. 소녀시대 그 ‘윤아’ 맞다)가 약방 감초처럼 등장한다. 윤아, 연기 많이 늘었다. 척척 사투리도 자연스럽고, 불편함도 벗었다. 생각만큼, 기대만큼 영화에 많이 등장하지 않는 건 좀 아쉬움. 그가 타고 다니는 ‘각 그랜저’도 반갑다. (저게 아직도 굴러다니다니)

이래저래 해서 결국 ‘양원역’이란 이름으로 간이역이 생긴다는 얘기. 그 지난한 과정을 영화 속에 담았다. 이 가운데, ‘식스센스급 반전’을 담았다. 기실, 영화 보는 초반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아챌 수도 있는 설정. 근데, 이게 또 꽤 멋진 장치다!

왜 아버지와 따로 준경이 그 험한 곳에 계속 살고 있는지, 어머니 등 식구 죽음에 갖는 준경의 죄책감이 똑같은 사안을 두고 아버지한테는 어떻게 투영돼 왔는지, 영화 후반부 눈물 섞은 아버지의 방백(!)으로 알 수 있다. 이 부분, 이성민 특유의 그 연기. 함께 보던 어떤 이 눈물 흘렸지만, 난 좀 과잉이란 느낌.

영화 '기적'에서 두 사람, 준경과 라희의 알콩달콩 연애담도 볼거리.


그렇게 감동 스토리인 이 영화, 코믹한 장면도 있다. 라희랑 준경 단둘만 어떤 비디오를 보다 VHS 테이프 ‘먹은’ 뒤 반응. 함께 본 사람들 모두 ‘아 저랬지’ 했다.(다 그만그만한 연령대) 또 아버지랑 술 처음 먹는 날, 아버지 ‘(어른과 마실 때는) 잔 돌려 마시는 것’ 이랬더니 정말 잔 빙빙 돌리며 마시는 준경 모습도 빵 터졌다.

공테이프 녹음 위해 홈에 테이프 붙이는 것 등 디테일 쩌는 장면도 왕왕 나온다.

‘넌 뭔 글도 사투리로 쓰나’ 라희가 준경한테 그런다. 사투리 쓰는 사람, 글은 표준어로 쓰는구나. 몰랐던 듯 알게 된 사실. 준경은 대통령 만나 ‘역 세워달라’ 부탁하기 위해 편지도 쓰고, 장학퀴즈에도 나가고,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에도 응시한다. 하면 다 짱 먹는다. 대단한 놈. 그리고 NASA까지?

실화라고 해서 준경의 그 이후가 궁금해 검색도 해봤다. 근데 준경이란 인물은 실화가 아닌가 보다. 어디에도 그에 관한 얘기는 없다. 라희랑 잘 살았나, 물론 그 결론도.

등장인물들 중, 이성민은 말할 것도 없고 주인공 역 박정민도 연기 잘한다. 어디서 봤더라, 했는데 기억 안 났다. 근데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엔 좀. 윤아는 고등학생 같긴 하더라.

뭣보다 누나 역 이수경의 재발견이 반갑다. 이 영화에서 보경이 해야 될 역할 딱 그 정도(어쩌면 그 이상)를 해냈다. 기차에서 준경과 헤어지는 장면, 난 이 부분에서 더 감동 먹었다. 튀진 않지만, 제자리에서 제멋과 맛을 잘 드러냈다. 몇몇 드라마에서 본 얼굴인데, 주목해 지켜볼 만.

누나 보경 역할 이수경. '로스쿨'에도 나왔다.


그래서 양원역, 예상대로 세워졌다. 그리고 폐역된 후 지금은 관광열차 코스로 다시 이용된다는 영화 마지막 자막 설명. 물론, 기찻길 아닌 따로 생긴 다른 길을 이용해 주민들 마을 밖을 오간다. 기를 쓰고 얻지만, 시간 지나면 결국 추억이 된다. 이 영화는 그 씁쓸함도 함께 녹여냈다.

감독 이장훈. 2018년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연출한 그 감독. 동명의 일본영화, 내가 최애하는 작품 중 하나인데, 손예진과 소지섭 앞세워 리메이크했다. 안 봤다. 원작보다 뛰어나다, 이런 얘길 못 들어서.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 갈등을 벗고 오해를 푸는 건 언제나 감동이다.

*영화 '기적' 예고편 보기. https://youtu.be/ha54tghMP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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