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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서바이벌 장르 불편, 결말은 궁금

by 리뷰영 2021. 9. 18.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서바이벌 장르 불편, 결말은 궁금

 

영화 장르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편이다. 안 보는 영화가 있고 못 보는 영화가 있다. 둘 다 즐겨 안 보기는 마찬가지다.(드라마 등 모든 콘텐츠 다 마찬가지)

 

안 보는 영화는 수준 미달인 거, 극혐이거나 유치한 거, 현실에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 허황한 거, 보기 민망하거나 그냥 쳐죽이는 거, 상처 덧내며 시시덕거리는 거, 그런 내용과 형식의 영화들이다.

 

못 보는 영화는 몇 번 얘기했지만, 공포 영화다. 특히 놀래키는 거, 도륙하는 거, 죽어야 사는 류 그런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또다른 한국 콘텐츠 '오징어게임'. 스케일은 방대하다. 이 포스터에 '숨은 그림'이 있네.

넷플릭스에서 어제(17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총 9편의 시리즈물 ‘오징어게임’을 제3화 중반까지 봤다. 금요일이었으니 몰아치기 하면 뚝딱 볼 수도 있었을 텐데, 좀 이른 시각 시청을 중단했다. 더 볼지는 모르겠다.

 

보는 내내 불편했다. 인간(성) 말살에 가까운 일단 이런 류 영화?드라마 안 좋아한다. 사람들 뭔가를 앞세워 한 자리에 모아놓고 생존게임 벌이는 내용, 많다. 대부분 어떤 미끼에 현혹되지만 결국 살기 위해 버둥대고, 그러면서 인간 저 밑바닥의 공포와 수치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 게임의 기획자(혹은 어떤 세력) 이를 보고 ‘즐긴다’. 게다가 희생자들 대부분은 삶의 현장에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람들. 소수자 혹은 약자를 온갖 형태로 유린하는, 그러면서 그 과정을 ‘즐겨야 하는’ 게 맘에 몸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안 본다.

 

같은 종류 영화들이 제법 나오니 그 방법들도 갈수록 가학적이다. 연출자들은 ‘어때, 이 정도면 참신하지?’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수용의 끝신경을 건드릴 때면, 내가 그 상황 아님에도 물아일체가 돼 기분 아주 더럽다. 더 안 보는 이유다.

 

‘오징어게임’ 이 시리즈물 딱 그 범주다. 몇억씩 빚진 사람들(그래서 신체포기 각서 쓴 사람들), 누군가를 배신해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 뇌종양으로 시한부 목숨인 어르신, 부모를 만나기 위해 돈이 필요한 사람 등등이 표적이다. 살기 빠듯하다 못해 매초 매분 매시간이 절망인 사람들,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이 이 게임의 타깃이다. ‘그래, 그럼 목숨 걸고 게임해봐. 살아남으면 456억이 생겨.’ 이게 당근이다. 그 군상들의 처절한 삶, 그래서 필연처럼 참여하는 게임. 그를 지켜보는 게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일 수 있다는 거, 계급을 떠나서 계층을 떠나서 난 몹시 불편하다.

최후의 1인은 누굴까.

더욱이 이 시리즈물 ‘오징어게임’은 학살의 도구로 삼는 게 동심이다.(슬로건 자체 '어른들의 동심이 파괴된다') 정확히 말하면 어린 시절 아이들과 즐거웠던 게임들. 오징어 그려놓고 땅따먹기 하던 이 놀이, ‘오징어게임’도 바로 그중 하나.(제1화 시작하면서 오징어게임 놀이 방식 상세 서술.)

 

456명을 불러놓고 처음 시작한 게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돌아봤을 때 움직이면 걸리는 그 게임. 술래가 웃으며 ‘너!’하고 지적하면 머리 긁적이며 탈락, 다음 술래가 되는 식이다.

 

근데 여기서 술래는 무표정한 거대 인형(로봇)이다. 그리고 걸리면, 혹은 탈락하면 그건 곧 죽음. 정말 파리 목숨처럼 사람들 ‘술래가 되는 대신’ 그냥 총 맞아 죽어나간다. 비로소 ‘탈락’의 의미를 알게 된 사람들 혼비백산 뒤돌아 달아나는데 ‘술래가 보는 동안 움직이면 안 되는’ 게임 규칙상 다 걸리는 행동. 그렇게 절반 이상이 죽는다. 가둬놓고 하는 총질, 무서워 어디 ‘무궁화 꽃이…’ 이 게임하겠나.

누굴까. 이런 극악한 생존게임을 기획한 사람은, 혹은 조직은? 

오징어게임 규칙 제3항 ‘참가자 과반수가 원하면 게임을 중단할 수 있다’에 따라 사람들 다시 풀려난다. 뭐 나와봤자 더 팍팍한 현실,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건 당연한 수순. 강제도 아니고 ‘돈’이 필요한 사람들 ‘자의’에 의한 것이란 설정. 거기 형을 찾으려는 형사가 몰래 잠입하면서 약간의 흥미를 더했다.

 

남은 5개 게임이 뭔지, 누가 이런 짓을 기획한 건지, 그래서 결론은 뭐고 연출자는 뭘 말하려고 한 건지 궁금하긴 하다. 어쩌면 안 보는 영화, 못 보는 영화 특성 모두 골고루 갖춘 이 시리즈물이지만 그게 궁금해 어쩌면 볼지도. 동심을 파괴하는 어릴 적 게임으로 또 뭐가 등장할지 특히.

 

그래도 안 볼 확률 더 높아 이 시점에서 리뷰 뚝딱. 보게 되면? 결말 갖고 또 쓰지 뭐.

오징어게임을 다 안봤지만, 이 포스터로 미루어 짐작은 가능. 결말 더 궁금하네. 쩝. 

이 시리즈물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이거. 탈북자인 여주인공이 자기 겁박하는 조폭 양아치한테 한 말, “혁명적인 개새끼”

 

혁명’하는’ 개새끼면 그래도 나을 텐데 혁명’적인’ 개새끼라니 더 개새끼스럽더라.

 

등장인물 면면 볼만. 두목 돈 횡령해 쫓기는, 얼굴에 뱀 문신 새긴 덕수(허성태) 이 배우 여기서 또 보네. ‘사장님’ 연발하는 외국인 노동자 알리(아누팜 트리파티), ‘미녀’ 역할 맡은 배우(김주령) 등도 제법 돋보이는 연기. 근데 탈북자 새벽(정호연)은 모르겠다, 뒷부분에 더 잘하는지. 이정재, 자꾸 모래시계만 생각나는데, 연기 많이 늘었네. 찌질이 기훈 역 잘하더라. 공유, 딱지치기 잘하네. 그리고 뭐, 이병헌?

 

연출·각본 황동혁.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 남한산성(2017) 등의 감독·각본(각색). 웹툰 원작. 넷플릭스 9월 17일 공개. 추석 연휴 겨냥. 오징어게임 시즌2,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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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6.0918.흙.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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