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공포영화 블러드 레드 스카이 결말 ‘글쎄’
제목이 선연해서 봤다. ‘블러드 레드 스카이’(Blood Red Sky). 영화 제목에, 포스터에 이 영화 줄거리가 다 담겼다. 피와 하늘, 그리고 드러낸 얼굴.
엄마(나디야)가 흡혈귀다. 남편과 어린 아들(엘리야스)과 함께 어딘가를 가다 뱀파이어한테 남편은 잃고 자신은 물려 흡혈귀가 된다. 그러면서 강한 모정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 갓난아기가 이제 초등학교 들어갈 나이가 됐다. 치료는 받아야하고, 그래서 뉴욕을 가는 비행기에 탔다. 그런데 여기 비행기 탈취범들이 타고 있다. 그들은 ‘목적’을 위해 이 비행기를 탈취하려 한다. 아이를 지켜야 하는 엄마의 흡혈 본능. 이 영화는 그러면서 벌어지는 얘기다.
한 아이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으로 이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납치된 저 비행기에서 왜 ‘덜렁’ 아이만 혼자 내리게 됐는지 역순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큰 병원 가서 치료받으면 자기 병이 나을 것이라고 믿는 엄마의 기대와 그런 엄마가 미쁜 아이는 비행기 여행이 설렌다. 적어도 테러리스트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평화롭게 목적지로 날아가던 비행기에서 난리가 난다. 부기장과 남자 승무원을 포함해 일군의 승객들이 테러리스트로 돌변한 것. 돈을 원하는 테러리스트들은 사람들을 위협하면서 비행기에 폭탄을 설치하고 낙하산으로 탈출하려 하고, 사람들은 공포에 떤다. 엄마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본색을 드러내고.
절대복종을 강요당하는 승객들. 아이가 이를 깬다. 엄마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행동. 아이를 보호하려다 엄마는 총을 맞고 그렇게,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살아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왜 흡혈귀가 됐는지, 피를 원하는 본능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어떻게 키워왔는지, 그만큼 아이에 대해 강한 모정을 갖고 있는 엄마를 표현했다.
엄마는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하고, 테러리스트들은 엄마를 해치려 한다. 이 와중에서 벌어지는 난장판. 그럼 엄마가 악당들을 처단하고 비행기의 평화를 되찾는다? 이 독일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꼭 이런 영화에서 ‘밉상 악당’이 등장한다. 테러리스트 중 튀던 한 놈, 엄마의 피를 뽑아 자신에게 수혈하면서 스토리는 폭증한다. 물고 물리면서 모두가 흡혈귀가 된 비행기 안에서 유이하게 감염되지 않은 두 사람.
결국 비행기는 땅에 닿고 아이만 내린다. 아이를 무사히 탈출시킨 또다른 주인공 아저씨(파리드)는 테러리스트로 오인돼 비행기 급습한 경찰 특공대에 체포되고. 비행기에 흡혈귀들 천지다, 비행기를 폭파시켜야 한다는 파리드와 아이의 강한 주장이 묵살되고 비행기 안 흡혈귀들이 비행기 밖으로 나오는 찰라,
아들은 경찰을 물어뜯는 엄마 얼굴에서, 눈빛에서 더이상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다. 그 순간, 갖고 있던 폭탄 버튼을 누르는데.
영화 좀 답답하다. 흡혈귀 주인공 날렵하고 호쾌한 사건 해결을 기대했다면 그건 아니고, 특히 중요한 역할인 아들의 연극같은 연기가 좀 눈에 거슬린다. 흡혈, 아니 흡입이 안된다. 악당들도 그냥 1차원적으로 묘사된다. 얄밉게 최종 빌런으로 남는 악당도 그저 클리셰한 연기. 이런 상태로 2시간 넘게 끌고 간다는 게 좀 벅찬 느낌.
공포영화 장르인데 별로 무섭지도 않다. 분장이 그렇게 탁월하지 않고 흡혈귀 무리가 나오는 장면은 대부분 어둡다. 사람과 사람 관계보다 사람과 흡혈귀 ‘관계’가 중요한 장르 특성에도 불구, 양자간 교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는 개인적인 평가에도 불구, 평점은 비교적 높은 편. 로튼 토마토 81%나 줬다. IMDb 6.1/10. 영화 대하는 내 시각에 문제가 있나.
감독 피터 쏘워스(Peter Thorwarth). 청소년 관람 불가. 상영시간 121분. 독일 미국 합작. 2021년 7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원 모어 씽. 블러드 레드 스카이, 이거 일출 시 하늘 붉게 물드는 현상을 말한다고. 짙고 불타는 붉은 아침 하늘은 대기 중에 물의 함량이 높고, 그래서 비가 올 확률이 높단다.
<06:58.08010.불.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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