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8일의 밤 결말 무한대 왜? 김유정 아쉬운 비중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는 못 본다. 심장 쫄깃한 스릴러 영화도 물론 못 본다. 그런데,
여기저기 페친들 얘기하는 사람 많아 영화 ‘제8일의 밤’을 넷플릭스에서 봤다. 소재는 솔깃하다. 산스크리트어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묘한 분위기도 흥미를 끌었다.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 ‘붉은 눈’과 ‘검은 눈’을 분리해 묻어두었는데 봉인에서 풀려난 붉은 눈이 검은 눈을 찾아 떠나는 여정, 이를 막기 위한 스님들의 악전고투.
붉은 눈이 검은 눈을 만나기 위해서는 7개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죽을 뻔한 운명들을 모아 만든 명상 모임, 이를 주관한 게 최초 붉은 눈을 발견한 교수(고고학자?).
명상 모임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살과 뼈 다 발린 앙상한 모습으로 죽은 사람들을 규명하기 위한 강력계 형사 ‘김호태’(박해준)와 그의 후배 ‘박동진’(김동영)이 사건의 연결점에서 이를 막으려는 스님들을 만난다.
붉은 달이 뜨는 밤, 붉은 눈과 검은 눈의 만남을 막는 숙명을 지닌 북산 암자의 ‘하정 스님’(이얼), 제자 ‘청석’(남다름)에게 세상을 등진 전직 승려 선화, ‘박진수’(이성민)를 찾으라고 유언한다.
“놈이 필요로 하는 걸 없애는 거다.”
과거의 ‘업을 비밀로 간직한 선화와 청석은 붉은 눈의 ‘전이’를 막으려 나선다. 7개 징검다리를 다 건너 둘이 만나는 ‘제8일의 밤’, 세상은 지옥이 된다. 그 마지막 징검다리 ‘처녀보살’을 찾았을 때, 의문의 ‘애란’(김유정)을 만난다.
모두는 북산에서 만난다. 마지막 징검다리는 예상 밖 인물. 그리고 최후의 수호자는 선화가 아니다. 두 예상 밖 인물이 맞는 최후. 그리고 애란과 청석은…
안 무섭다. 혼자 다 볼 수 있었으니 아주 무서운 공포 영화는 아니다. 심장 쫄깃 스릴러 여운도 생각보다는 약하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하리라, 영화 다 본 다음에 살짝 그런 생각도 했다. 숙성된 연기력을 기대했다면 어떤 배우들 잠깐씩 좀 어설프더라. 확 빨아들일만한 ‘어떤 것’에 대한 기대는 끝내 충족 못했다.
이성민, 열연했다. 배역에 흠뻑 젖어 몰입한 게 눈에 보인다. 경찰역 박해준도 다소 시니컬하게 제 역 소화한 듯. 열심히 사건 뒤만 캐다 어이없이 죽어 잠깐 뭥미? 했다. 청석, 해맑긴 했는데 임팩트 주기엔 좀 약했다. ‘6번째 징검다리’ 가출 여학생은 좀 무섭다.
김유정 배우한테 미안하다. 많이 본 얼굴인데 묘한 매력에 눈 못 떼 누구지? 영화 보다 찾아보고, ‘아하 역시’ 했다. 잘 컸고 더 잘 클 거라는 믿음을 그가 보답할 거란 기대. 역할이 크지 않아 아쉬웠지만, 분위기만으로도 영화를 살렸다.
사막 신, CG 아니란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서 던져준 떡밥. ‘8’자가 옆으로 눕는다. ‘무한대’라는 얘긴데, ‘끝이 곧 새로운 시작’이란 얘긴가… 감독 의도는 뭐길래.
감독 김태형. 그의 첫 장편 연출작. 상영시간 115분. 넷플릭스 7월 2일 공개.
(선화) “아직 오지 않은 것을 기다리며 알 수 없어 괴로워하는 일을 번민이라 한다. 번민하는 자의 눈은 빛을 잃어 검다. 지나간 것을 떠올리며 잊지 못해 슬퍼하는 일을 번뇌라 한다. 번뇌하는 자의 눈은 분노로 붉다. 하여 번민은 검고, 번뇌는 붉다.”
이렇게 보면, 종교 영화.
<14:37.0722.나무.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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