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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파묘 EXHUMA 천만 영화 건국전쟁 감독 머쓱

by 리뷰영 2024. 3. 25.

김고은 이도현 천만배우…일본 쇼군 정령 오니 배우 김병오 눈길


어제(24일. 시카고 시각 23일) 오컬트(신비주의) 영화 ‘파묘’(Exhuma)가 1000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이날 오후 4시 이 영화를 봤으니 내가 이 영화를 본 1,000만 명 중 하나가 됐다. 뿌듯하다. 직전 지난해 여기 AMC 나일스점에서 본 ‘서울의 봄’이 천만 넘겼으니 연거푸 내가 한국 영화 두 편 천만 영화 만들었다. 세 번째 어떤 영화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

오컬트 영화 파묘 영화 제목은 EXHUMA이다. 뜻은 시체를 발굴하다. 루마니아어. 영어로는 EXHUME.


이 영화 ‘파묘'가 영어 제목 ’EXHUMA’로 미국 동시 개봉한 게 지난 22일(금)이다. 이튿날 파묘를 보러갔으니 엄청 빨리 본 셈이다. 잘 몰랐는데 ‘서울의 봄 능가하는 흥행 속도’ 이런 평가에 이승만 미화에 논란이 된 ‘건국전쟁’ 감독이 ‘건국 전쟁 죽이려는 좌파들 책동’ 운운한 게 이 영화를 알게 했다. 무덤 파는 얘긴데 왜 쟤가 발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파묘가 궁금했던 이유.

이 영화 파묘는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엮은 오컬트(신비주의) 미스터리이다. 그러면서 성경 말씀도 나오고 장의사는 기도도 한다. 영화 시작 무대는 미국 LA. 부잣집에서 아픈 아이 살려달라며 무속인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을 부르고, ‘묘 탓’이라며 이 둘이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 장의사 영근(유해진)과 힘을 모아 이 가문 조상의 묘를 파헤친다. 영화는 이후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그렸다.

묘를 팠는데…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상영 시간 136분. 영화 후반부 일제 쇠말뚝 박기를 소재로 해 속도감 있는 반일적 요소를 담아낸다. 그렇다고 ‘반일’ 선명하지는 않다. 그저 영화를 오컬트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 이를 차용한 느낌이 더 강하다. 일본 쇼군(장군)을 겸장해 쇠말뚝을 보호하려 했다는 설정도 눈길을 끈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뭐 이런 대사가 사건 해결의 단처를 제공한다.

정량도 나오고 혼령 얘기도 나오고 간 빼는 장면도 나오지만 ‘호러’로 규정하기엔 공포의 급이 좀 떨어진다. 공포 영화 못보는 내가 눈 동그랗게 뜨고 봤으니 호러는 아니다.

영화 본 후 “저 봉길이 윤봉길이지?“ 누가 물었다. 찾아보니 봉길 뿐 아니라 등장인물 이름이 다 독립운동가들 이름이란다. 게다가, 관을 싣고 질주하는 차량들 번호(0301, 1945, 0815)가 다 ‘일제’와 연관돼 있다는 것도 검색 후 알았다. 굳이 내세우지 않았는데 개봉 하루 만에 이를 다 찾아내더라며 관객 매운 눈썰미를 지적한 감독 인터뷰가 있더라. 그러게, 우린 전혀 몰랐는데.

파묘 등장인물들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뜨겁다. 최민식이 가져다주는 무게감과 이로 인한 영화 전체 안정감은 여전하다. 유해진 감초같은 역할은 그만이 가능한 영역에 도달했다. 흩날리지 않고 오롯이 여하한 장르에 안착한다. 두 사람, 최민식은 파묘가 '명량'(2014)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이고 유해진은 무려 네 번째다. 파묘에 앞서 '왕의 남자'(2005), '베테랑'(2015), '택시운전사'(2017)… 유해진 매력 덕분이다.

‘샛별’ 김고은과 이도현은 이 영화 파묘가 첫 번째 천만 영화다. 첫 번째 출연한 영화가 천만 영화라니, 이도현은 복도 많다.

김고은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무속인들도 그의 무당 연기를 ‘진짜다’고 평가했다는 기사도 쏟아진다. 파묘 앞두고 펼친 굿 장면은 소름 끼칠 정도.

여전히 영화는 은교(2012)만 기억나고 드라마는 ‘도깨비’(2016~2017)만 생각나느데 이 영화 파묘 보면 훌쩍 성장한 느낌이다. 관심 배우로 따로 설정해 뒀다. 지켜볼수록 흡족할 것 같은 예감.

덕분에 들어본 김고은 노래. 잘한다.

파묘 직전 굿판 벌이는 화림(김고은). 섬뜩했다.

일본 정령 장군 ‘오니’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큰 키와 덩치 컴퓨터 그래픽(CG)인 줄 알았다. 김병오라는 배우다. 농구 선수 출신으로 역시 이 영화가 거의 처음 출연. 키 220cm, 국내 최장신 배우다. 개인적으로 대학 후배더라. 나도 그 몰랐고, 그는 여전히 나를 모른다.^^

한 가지. 얼굴에 한자 쓴 장면 보고 ‘욕되다’고 중국 사람들 뭐라했다던데, 주술적 의식이고 정령 쫓기 위한 일종의 표식으로 해석하면 그글 비판(혹은 비난)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한국 잘되면 꼭 꼬투리 잡는 또 다른 한 예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

<관련 글> 글자 쓴 '김고은 얼굴'이 모욕?…똑닮은 장면, 칸은 환호했다


파묘 천만 관객 돌파는 배급사 쇼박스가 지난 24일 밝혔다. 지난달 22일 개봉 첫날부터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개봉 32일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서울의 봄’보다 하루 빨랐다. 역대 개봉작 가운데 32번째, 한국 영화로는 23번째 천만 영화 반열에 섰다.

국내 오컬트 장르 대표 감독 장재현의 멋진 한 방. 그는 ‘광해, 왕이된 남자’(2012) 조감독을 거쳐 554만명이 봤다는 ‘검은 사제들’(2015)과 239만이 본 ‘사바하’(2019)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파묘에서 그는 여기에 제작을 더했다.

이 영화, LA에서는 큰 인기라지만 시카고에서는 토요일 오후 4시 비교적 한산했다. AMC 나일스 극장 어디에도 파묘 포스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천만 영화 달성, 그 여파로 시카고에서도 바람 일으킬 수 있을지 그것도 궁금하다.



평점, 좋다. 로튼 토마토 77%, IMDb 7.4/10.

덧글. 파묘 영어제목은 EXHUMA이다. 이거 루마니아어란다 . ‘파내다, (특히 시체를) 발굴하다’. 영어로는 EXHUME.



<16:360324.해.2024.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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