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청불영화 ‘아무튼, 우리’ 생부 찾는 스페인 영화
엄마가 죽었다. 유산을 받으려면 생부를 찾아라? 진짜 아빠를 찾기 위한 네 딸의 스무고개. ‘아빠를 못 찾으면, 유산도 없다.’
이 영화 ‘아무튼, 우리’(Despite Everything)는 이렇게 시작한다. 유산 관리 변호사 말에 따라 첫 실마리가 파블로. 특히 여인의 나체를 찬양하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 연상.
요즘, 스페인 영화•드라마 자주 보게 된다. 나하고 맞는다. 오죽하면 넷플릭스 카테고리에 ‘스페인 콘텐츠’ 따로 뜨랴. ‘엘리트들’(Elite)도 그렇고, ‘종이의 집’(Money Heist)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얘네 작품 특징. 일단 결과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에 이르는 과정을 찾아가는 식.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 범인 좇는 식. 화재가 나 몽땅 타버렸다. 불이 왜 났지? 누가 지른 거야… 이런 식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엄마가 죽었는데 일고보니 우리 생부가 다 다르대. 그럼 누가 우리 진짜 아빠인 거야? 하고 찾아 나서는 구성.
여기에 에피소드 하나하나 감칠 맛이 있다. 때론 찌릿하고, 때론 nudity하며, 때론 자유분방하기도 하다. 그게 연출의 힘인데, 그걸 받쳐주는 배우들 힘이기도 하다. 스페인 콘텐츠 업계의 저력이라면 저력.
사회적으로 부와 명성을 쌓은 엄마가 죽고나서 보니 ‘헤픈’ 여자였다?(물론 불임이라 남편과 합의한 결과라고는 하지만 뭐 어쨌든), 두 남자와 자는 한 여자 불라불라 이런 설정들. 동성애가 스페인 영화•드라마의 아주 일반적인 소재인 건 익히 알겠고. 근데 이런 설정들이 밝고 경쾌하다. 작위가 아닌 게 이런 문화가 자연스레 콘텐츠에 녹아들기 때문인 듯.
영화 속 한 장면. 파블로는 “우리 중 누가 당신 딸이냐” 묻는 네 자매한테 “내게 여러분을 보여달라”라고 한다. 너희 넷 알몸을 보면 누가 내 딸인지 알 수 있다는 것. DNA 검사보다 이게 더 정확하대나. 딸들 당연 거부.
파블로 다음 생부 후보는 맹인 사제. 레즈비언이자 무신론자인 셋째 딸 소피아의 생부.
세 번째, 큰 건물 대표라고 속인 청소부. “엄마 이름을 딴 애가 내 딸”이란 말에 사라가 일어선다. 알고 보니 맏딸이 클라우디아.
DNA 검사 거부하는 화가 파블로의 머리카락 구하기 위한 소피아의 고군분투. 그렇게 해서 얻은 검사 결과는? 사라의 아빠. 근데 이 사실을 확인하러 간 화실에서 사라, 자기 아빠와 동침한 동생 소피아를 발견.
그리고 마지막 막내 루시아. 동네 꽃집 겸 커피숍 여사장이 아빠. 극 초반부터 예감했지만 성전환한 상태.
사라는 꿈 좇아 떠났던 남자 친구와 결혼하면서 결혼식 축하연에 다함께 한 자리에 모여 모두 해피엔딩.
생부를 찾는 과정에서 서로 남남처럼 살던 네 남매도 티격태격 서로를 더 잘 알아간다. 예상과 다른 생부 모습에 실망하지만 부녀간 서로 화해하는 과정은 감동도 있다. 결국 가족은 더 단단해진다. 이런 면에선 로드무비이자 가족영화.
원모어씽. 영화 속 명대사. “드림? 곁에 아무도 없다면 꿈이 무슨 소용이니.”(아빠 페드로가 딸 사라에게)
그리고, 이 노래 좋다. Alaska Y Dinarama ‘A quién le importa’ https://youtu.be/2uQhdDtdXg0
감독 가브리엘라 타글리아비니(Gabriela Tagliavini). 여성을 주로 다룬 아르헨티나 출신 여성 감독.(2012년 작 ‘더 뮬: 죽음의 질주’ 이거 보고 싶네.) 2019년 작이다. 상영시간 78분. 경쾌한 코미디 시간 훌쩍 지나간다. 근데 청소년 관람불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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