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보기

영화 블랙 위도우 후기 쿠키·OST 꼭 챙기자

by 리뷰영 2021. 7. 13.

영화 블랙 위도우 후기 액션·쿠키·OST 꼭 챙기자

‘넥스트 스칼렛 요한슨’ 밑밥 작품… 플로렌스 퓨 ‘기대반 우려반’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블랙 위도우가 2년 만에 마침내 개봉했다. 코로나19 때문. 흥행 성적은 좋다.

2년을 기다렸다. 스칼렛 요한슨을 좋아한 탓이다. 그가 연기하는 블랙 위도우 그 감당 못할 매력에 흠뻑 빠져서일게다. 게다가 죽었다. 더는 없다. 과거를 소환하지 않으면, 만날 수도 없는 상태, 그 아쉬움도 진하게 묻었다. 그래서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하는 마지막(어쩌면) 마블 영화, ‘블랙 위도우’를 기다렸다. 코로나19 땜 너무 오래 기다렸다.

7월 7일 개봉. 영화관과 디즈니플러스에서 동시 개봉했다. 많은 사람들이 봤고,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 많다. 액션 죽였다, 기대한 것, 역시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는 누구야? 이런 평들도 많았다. 나도 그렇다. 물론, 이런 평가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마블 영화의 연장선이다, 당연. 시기적으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캡틴 아메리카팀과 아이언맨팀 간 격돌. ‘슈퍼 히어로 등록제’ 찬반에 따라 아군이 서로 적이 돼 서로 싸웠던 그 영화. ‘배트맨과 슈퍼맨’ 만큼 개인적으로는 고개 갸우뚱하게 했던.)와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사이에 위치한다. 이때 대립에서 이탈한 블랙 위도우의 행적을 좇은 영화.

당연히 그의 과거가 ‘친절하게’ 소개된다. 근 10년 블랙 위도우로 활동했지만, ‘부다페스타’ 등 그녀 과거에 대해서는 떡밥만 남겨뒀던 상태. 이참에 궁금증 다 해소하고, 2세대 블랙 위도우에게 바통 넘기겠다는 마블 속내를 담았다.

블랙 위도우(나타샤 로마노프)가 러시아의 (여성) 킬러/스파이 양성소인 레드룸에 가게 된 어린 시절, 혹독한 훈련 뒤 ‘만들어지는’ 더 많은 위도우들, 그리고 어린 시절을 ‘자매’로 알고 함께 지낸 동생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엄마와 아빠인 줄 알았던 멜리나 보스토코프(레이첼 와이즈. 미이라, 에너미 앳 더 게이트의 바로 그 배우),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 러시아판 캡틴 아메리카라고.), 이들 네 식구가 모두 레드룸과 연관돼 있고.

웰컴 '블랙 위도우', 굿바이 요한슨.

나타샤가 옐레나를 재회하는 곳이 바로 부다페스트. 여기서부터 레드룸에 침투 그곳을 초토화시켜버리는 과정까지 액션과 함께 ‘가족주의’ 짙은 연출이 묻어 나온다. 레드룸 본부에서 더 많은 위도우들과 한판 결전은 다소 싱겁게 끝난다. ‘정신 확 깨게 하는’ 약 때문이다. 엄마와 딸의 ‘얼굴 변형’은 반전이지만, 다소 식상했다.(그래도 그 순간엔 절대 반전이다) 카체이싱과 나타샤와 옐레나 등의 액션은 훌륭했지만, 좀 힘들어 보였다고나 할까. 예고편 멋진 액션 그 이상을 못 뛰어넘은 거 같아 살짝 아쉬움도 있었다.

차세대 블랙 위도우가 될 것이라던데, 각광받는 플로렌스 퓨 액션은 물론 움직임이 다소 둔해보인 건 나만 그랬나. 좀 더 날렵하게 가벼운 몸놀림이 필요해 보이고 그러려면 좀 더 타이트한 운동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박찬욱 감독 드라마에 출연했다거나, 전작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였다는 얘기들이 있던데, ‘스칼렛 대체’급으론 못 미친다 생각하니, 아직까진 별 관심 시들.(개인적인 생각임.^^)

오른쪽 차세대 블랙 위도우로 낙점됐다는 플로렌스 퓨. 이 영화에서 나타샤의 '동생'으로 나온다.

각각의 활극이 여러 도시(국가)를 옮겨다니며 펼쳐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는 처음 오하이오(미국)에서 시작해 쿠바를 거쳐, 모로코, 부다페스트(그 유명한!)에서 오래 머물다 ‘공중부양’ 레드룸에서 정점에 이른다. ‘천공의 성 라퓨타’도 아니고 저 거대한 구조물(레드룸)이 하늘에 떠 있으려면, 기름값 좀 들겠다, 뭐 보면서 이런 생각도 했다.

상대의 움직임을 복제해 파워를 무한 확장한다는 태스크마스터가 이 영화의 빌런. 블랙 위도우 액션은 물론, 캡틴 아메리카 방패술 등 이미 거쳐간 히어로가 많은 듯.

태스크마스터 정체를 많이 궁금해하던데... 말하면 그야말로 스포일러. '그 사람'이다. ㅎ;;

내가 보는 이 영화의 장점은 좀 다른 데 있다.

무엇보다 음악. 특히 영화 시작 초입에 나오는 말리아 J(Malia J)란 가수가 부르는 노래.(Black Widow Opening Credits. 제목: Smells Like Teen Spirit). 또 찾아봤다. 이거, 얼터너티브 록 밴드 너바나(Nirvana) 곡이란다. 1991년 두 번째 앨범(Nevermind)에 수록된 곡. 1994년 엽총 자살로 27세에 생을 마감한 커트 코베인이 활동한 바로 그 밴드.

별안간 커트 코베인이 보고싶다. 음악이나 빨아야겠다.

이 가수가 새로 부른 주제곡은 다소 몽롱하다. 007 영화 오프닝 삘도 나는 게 꽤 공들인 흔적이 짙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 노래 강추다.(이 글도 이 노래를 들으며 쓰고 있다.^^. 들어보실 분, 여기.)

유머 코드도 있다. 동생 옐레나가 언니 나타샤를 짓궂게 놀리는 장면이 영화 내내 반복된다. 바로 착지할 때 취하는 나타샤의 자세. ‘넌 폼생폼사야’ 동생이 계속 언니를 놀리는데, 나중 자신이 자신도 모르게 같은 모양새로 착지하곤 이렇게 말한다. “이거, 구리다”(That is disgusting). 이거 나만 웃긴가. 한참 웃었다.

바로 이 자세. 블랙 위도우 트레이드 마크가 놀림감이 된다. 멋지기만 하구만.

마블 얘네들 디테일 쩌는 거야 잘 알려져 있지만, 여기서도 그렇다. 영화 마지막 장면 두 가지에 주목. 옐레나가 언니한테 ‘너 이거 탐냈지?’ 하며 자신의 조끼를 준다. 이 조끼, 인피니티 워(맞나?)에서 블랙 위도우가 입고 나온다. 그리고 헤어스타일. 영화 내내 긴 머리가 영화 마지막 단발머리로 바뀐다. 이것도 이미 우리가 본 다음 영화(인피니티 워)를 위한 배려.

맨손 격투나 총을 이용한 액션을 보여주던 블랙 위도우가 이 영화에서 양 손에 쥐고 쓰는 막대 같은 무기를 사용한다는 점도 같은 맥락. 결국 조끼나, 헤어스타일, 양손 무기 등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인피니티 워’와 자연스레 연결되도록 하려는 마블의 계산. 이러니 얘네들 이 무한의 세계관과 셀 수 없는 히어로들을 쥐락펴락하는 지도.

스칼렛 요한슨 고군분투. 이제 그의 액션이 그리울 일만 남았다.

이제 다 알려졌지만, 쿠키도 있다. 이거 있겠지, 하고 엔딩 타이틀롤 다 보고 있으니 곁에서 그런다. “다 끝난 걸 뭐하러 봐?” 속 모르는 소리. 다른 때와 달리 자막이 다 올라가고 비로소 ‘히든’ 공개. 여기서 등장하는 낯익은 얼굴, ‘발렌티나’. 팔콘 앤 윈터솔저에 등장해 지위 박탈당한 캡틴 아메리카 2를 다시 히어로로 활동하게 해 준 바로 그 여성. “얘가 네 언니 죽인 놈이야”,라고 옐레나에게 건네 준 사진 속 사람은 바로.

여하튼 마블, 나타샤 로마노프 곧 스칼렛 요한슨의 죽음(마블 이탈)을 기정사실화한다. 묘비에는 ‘딸(Daughter) 언니(Sister) 어벤저(Avenger)’라고 쓰여있다. 발렌티나의 주문은 옐레나가 ‘2세대 블랙 위도우’로 활약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보이고.

한 가지, 호크아이와 나타샤가 부다페스트를 언급해 궁금증을 낳았는데, 블랙 위도우에서 그 답을 못찾겠다. 왜 호크아이는 블랙 위도우와 부다페스트 ‘경험’을 공유하는 거지? 뭣 땜? 내가 놓친 게 있나.(있음 혹 알려주시라.)

디즈니플러스에서도 볼 수 있다. 29.99불.

<19:31.0712.달.2021.完>

반응형